인터로케이션:::서로 길목이 되어라

이명박이 대통령이 된 이유가 저들-극우수구세력들-의 아이돌이어서일까요? 아니요. 그만큼 쥐고 흔들기 만만한 상대기 때문입니다. 비리도 많고, 욕심도 많고, 정치는 잘 모르는데 나대기는 좋아하고, 무식해서 시키면 앞뒤 안 가리는 돌격대원 스타일이라서 간택된 겁니다. 이명박이 대통령으로 간택될 때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정도의 엄청난 정경유착이 얽혀있었습니다. 오죽하면 드라마 프로덕션의 대표도 그 줄에 서면 콩고물이라도 얻어먹을까, 아님 불이익이라도 당하지 않으려고 띠 두르고 선거운동에 나설 정도였습니다. 쥐새끼가 왜 죽어라 민영화를 외치겠습니까? 다 정경유착의 이해관계, 조중동의 요청에 충실하려면 그것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머니투데] 한국경제 어디로 가나- 대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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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ㆍ저투자, 정책 바꾸면 개선 가능"

[장하준-정승일 신년 대담] 한국경제 어디로 가나<상>-①


한국경제의 좌표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오랜 경기 부진과 기대를 밑도는 성장에 지친 듯 보이기도 하지만 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주요 기업들은 세계시장의 강자로 성장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경제력 집중과 양극화의 폐해가 심각하다고 얘기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분배 우선의 정책이 성장 잠재력을 떨어뜨린다고 걱정한다.

대기업집단의 순기능과 역기능, 자본시장 개방과 외국자본의 역할에 대한 해묵은 논쟁도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다.

이러한 모든 문제를 포괄해 한국경제가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 어디로 가야하는지를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와 정승일 국민대 겸임 교수에게 물었다.

두 젊은 경제학자는 시장 만능을 외치는 신자유주의의 맹점을 통렬히 공박하며 한국경제를 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재벌과 관치(官治)의 효율, 나아가 자본과 노동의 타협,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교차소유를 이야기 한다.

런던과 서울의 두 학자에게 e메일을 통해 한국경제의 화두를 던지고 신중한 답신을 기다리며 한달여간 온라인 좌담을 진행했다. 이후 머니투데이 편집국에 모여 한 차례 정리한 내용을 간추려 3회에 걸쳐 연재한다.

[정리ㆍ사회=성화용 산업부 부장대우]




▶사회 = 내수부진과 저성장, 저투자, 여기에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성장 잠재력 저하 등이 겹치면서 한국경제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의 현실을 어떻게 진단해야 할지요.


◇장하준 = 일부에서는 저성장, 저투자, 저출산 등은 경제가 성숙하면서 생기는 당연한 구조적 현상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 중의 많은 부분은 자연스러운 변화가 아니라 외환위기 이후의 급진적인 시장자유화에 따른 것입니다.

자본시장의 개방과 자유화에 따라 기업이 단기이윤 위주의 경영을 할 수 밖에 없게 되고 은행들이 기업금융을 기피하면서 투자가 줄었고, 노동시장 자유화로 고용이 불안해지면서 소비도 위축되었습니다.

저출산 문제도 기본적으로는 육아노동이 사회적 가치를 제대로 인정 받지 못하고 여성취업과 보육이 사회적으로 뒷받침되지 않아 생기는 것이지만,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더 심해진 것이지요.


◇ 정승일 = 우리나라와 유사한 저출산 현상의 좋은 사례가 동독입니다. 급진적 시장자유주의 노선에 따른 독일 통일에 따라 동독의 제조업과 사회보장제, 노동시장이 붕괴되면서 고용불안과 높은 실업률, 보육제도 불충분, 미래불안 등의 문제로 동독의 출산율은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반면 여전히 정부가 적극적으로 노동시장과 자본시장에 개입해 기업들의 장기투자를 유도하고 잘 작동하는 사회보장제도를 가진 스웨덴과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들의 출산율과 투자율, 성장률 등은 호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뭐가 문제인지를 쉽게 비교할 수 있지요.


◇장하준 = 물론 자본시장 개방 등 되돌리기 힘든 것들도 있지만 현재 문제 중 많은 부분이 정책을 바꾸면 개선이 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정승일 = 동의합니다. 자본시장 개방 자체를 되돌릴 수는 없기 때문에 대안이 없지 않느냐고 반박하는 분들이 많은데, 하지만 가령 적대적 기업사냥을 적절하게 규제하기 위해 '5퍼센트 룰'을 강화하거나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편중으로 인한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한 금융감독당국의 적극적 개입 등은 우리 뿐 아니라 선진국도 흔히 사용하는 조치들입니다.

이러한 좋은 대안들을 모색할 생각은 않고 무조건 비관주의에 빠질 일은 아니지요. 자본시장 개방정도가 가장 높은 미국과 영국조차도 금지하고 있는 사모펀드의 시중은행 소유를 허용할 정도로 우리나라는 금융후진국입니다.

미친듯이 내달리는 개방된 자본시장을 적절하게 틀어쥘 고삐를 마련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경제성장 재벌 기여 인정해야"

[장하준-정승일 신년 대담] 한국경제 어디로 가나<상>-②


성화용 기자 | 01/02 08:50



▶사회 =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한국경제의 강점과 약점을 얘기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습니다.

◇장하준 = 지금 우리 경제가 곤란한 지경에 처해있는 측면이 있지만, 그 동안 쌓아온 기술력과 인적자원이라는 자산이 있습니다. 인적자원, 특히 이공계 인적자원의 우수성은 세계가 인정하는 수준이 됐죠.

기술력이 주로 전자·통신 분야에 집중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제 미국 특허청에 출원하는 특허가 세계 4-6위를 다툴 정도입니다. 기술과 인재, 한국경제의 확실한 강점이라고 할 수 있죠.


◇정승일 = 문제는 우리 경제구조가 그런 강점을 못 살린 채 거꾸로 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부모들과 정부가 그 많은 돈을 들여 키워낸 청년 남녀들이 실업자로 전락하고 좀 똑똑한 이공계 출신은 의사 시험 준비에, 인문사회계 출신은 각종 고시 준비에 매달려 있으니까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등 일부 글로벌 기업을 제외한 대다수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연구개발과 설비 확충, 신시장 개척에 필요한 장기투자를 늘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이렇듯 투자를 늘리지 않으니 신규인력 수요가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시장자유주의의 신봉자들은 노동시장의 자유로운 작동에 의해 인력공급과 수요가 궁극적으로 일치할 것이라는 속편한 소리만 하고 있는데, 그렇게 볼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장하준 = 결국 인재와 기술자원이 최근 발생하고 있는 시스템의 오작동 때문에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지요. 흔히들 우리도 이제 투자주도가 아닌 기술주도의 성장을 할 때가 왔기 때문에 투자가 줄어드는 것이 큰 문제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이라는 것은 투자를 통해 새로운 기계나 장비에 체화될 때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인력과 기술을 가지고 있어도 이것이 투자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으면 우리 경제가 가진 잠재력을 십분 발휘할 수 없는 것입니다.


◇정승일= 우리나라는 지금 역설적인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은행권과 투자신탁 등 금융시장과 자본시장에 수백조 원의 여유 부동자금이 넘쳐 흐르고, 다른 한편에서는 수십, 수백만 명의 여유 부동 인력이 방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분명 국민소득 2만 달러, 3만 달러로 힘차게 나아갈 수 있는 훌륭한 자원이 있습니다. 저 넘쳐 나는 수백조 원의 여유자금과 수백만 명의 여유인력을 결합시킬 수만 있다면 말입니다.

이것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정부개입을 통해 '시장의 실패', 특히 금융시장의 오작동을 보완해야 합니다.


▶사회 = 조금 거슬러 올라가 보겠습니다. 정부와 기업집단(재벌)이 주도해 온 한국경제의 성장과정에 대해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장하준 = 경제성장의 형태를 따지기 전에 우리가 이룬 경제성장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를 먼저 평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선진국이 산업 '혁명' 을 할 때 성장률이 연 1~1.5%였고, 그들이 1950~1973년 사이 이른바 자본주의의 '황금기'를 구가할 때 성장률이 연 3%였습니다.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우리의 성장률은 연평균 6%를 넘었는데, 이 정도의 성장을 이룬 나라는 인류 역사상 한국, 일본, 대만 등 몇 나라 없습니다. 물론 성장이 전부는 아니지만, 소득이 일정 수준 이상 되지 않고 국민들에게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는 힘듭니다.

이러한 성장이 정부와 재벌의 주도로 이루어진 것은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교과서적 시장경제론과 비교하다 보니 우리나라가 이상하게 보이는 것이지, 역사상 정부개입과 기업집단이 없이 잘 살게 된 나라는 거의 없거든요.


◇ 정승일 = 스웨덴과 독일, 스위스 같은 나라들도 19세기 후반의 급속한 공업화와 근대화 과정에서 시장보다는 정부, 개별기업보다는 기업집단에 크게 의존했습니다.

일본 역시 1860년대의 메이지 유신 이래 지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정부개입과 기업집단 활용을 통해 서구열강을 추격하고 나아가 앞지르는데 성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다양한 국제비교에서 국가경쟁력 1위, 기업경쟁력 1위의 칭송을 받고 있는 핀란드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정부와 기업집단이 경제발전을 주도한 것 역시 후발공업화의 관점에서 보면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더욱이 우리는 유럽과 일본과는 달리 식민지 경험을 가진 나라입니다.

아무런 자본도, 기술도 없던 신생 독립국들이 선진열강에 맞서 후발공업화와 경제적 독립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선진열강이 비난하는 다양한 무기들, 즉 강한 정부개입과 기업집단 등의 제도적 장치를 사용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입니다.

선진열강이 사용하는 제도적 무기만을 허용하는 것이 '공정한' 게임이라는 교과서적 주장은 실제 현실에서는 체급이 현격하게 다른 선수들에게 '공정한 권투경기'를 하라는 무리한 주문일 뿐 입니다.

한국이 미국 교과서가 허용하는 제도만을 사용했다면 지금과 같은 1만 달러 국민소득 달성도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양극화는 자본시장 개방과 규제완화 산물"

[장하준-정승일 신년 대담] 한국경제 어디로 가나<상>-③


성화용 기자 | 01/02 08:50 | 조회 2032


▶사회 = 최근 대기업 집단으로의 경제력 집중, 중소기업의 위축, 내수와 수출부문의 격차 심화등 경제 양극화가 심해진 건 사실입니다.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요.

◇장하준 = 양극화는 개방과 규제완화의 결과입니다. 자본시장 개방과 자유화에 따라 주주자본주의의 논리가 강화되면서 대기업들은 이윤을 많이 내야 했고, 이에 따라 하청기업들을 더 쥐어짜게 되었습니다. 크건 작건 기업들이 비용을 절감해야 하니 비정규직을 많이 고용하게 되면서 내수가 더 위축됐지요.

◇정승일 = 흔히 대기업 집단으로의 경제력 집중을 들어 주주자본주의적 재벌개혁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실은 주주자본주의야말로 경제력 집중을 더욱 심각하게 만드는 원인입니다.

외환위기 이후 김대중 정부가 재벌그룹들에게 요구한 급격한 부채비율 감축과 자산매각, 자기자본 충실화 등의 주주자본주의적 기업지배구조 개혁과정에서 이에 적응하지 못한 많은 기업집단들이 해체됐습니다.

그 결과 이제는 기업집단 내에서도 심각한 양극화가 진행돼 삼성 등 4대 재벌 외에는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삼성공화국' 현상이라는 것도 결국은 현대, 대우 등 삼성의 라이벌이었던 그룹들이 해체되고 분할된 결과라고 볼 수도 있죠.

이러한 해체와 분할과정에서는 외환위기와 김대중 정부, 그리고 일부 시민단체들의 주주자본주의 논리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장교수 말씀대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양극화는 주주 자본주의로 인해 야기된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하준 = 자본시장이 개방돼 있으니 외환위기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외환보유고를 늘리는 수 밖에 없고, 이에 따라 정부 정책은 내수보다는 수출을 진작하는 쪽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양극화의 또다른 원인이지요.


◇정승일 = 결국 지금 우리나라 경제는 글로벌 자본시장을 정점으로 그 아래에 상장 대기업에서 중소기업 등으로 이어지는 먹이사슬의 피라미드가 형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 공정거래위와 일부 시민단체들, 그리고 노동조합과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만을 비난하고 있지만 우리가 처한 현실은 '공정 거래'(fair trade)라고 하는 시장자유주의적 해결책만으로는 풀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개방된 자본시장이 요구하는 높은 투자수익률을 달성해야 하는 대기업들의 입장에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단기 수익을 늘려야 하는 처지로 몰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장하준 =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방과 규제완화를 일정 수준 돌이킬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개방은 일방적으로 되돌리기 힘든 면이 많기 때문에 양극화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회보장제도를 강화해야 합니다.

이런 면에서 고도의 개방과 강력한 사회보장제도를 결합하고 있는 북구 모델에서 배울 점이 많겠지요.

◇정승일 = 자본시장도 어느 정도 규제해야 합니다. 많은 대안이 있습니다. 간단하게는 '5퍼센트 룰(상장 법인의 주식을 5% 이상 보유하게 될 경우 5일 이내에 협회에 보고하고 이후 보유주식이 1% 이상 변동하는 경우 금융감독원과 거래소 등에 보고토록한 제도. 적대적 M&A 방어를 위해 도입)'을 강화하고 은행을 해외자본, 특히 투기적 펀드에게 매각하지 않는 것도 대안입니다.

주식양도 차익에 대한 과세, 즉 자본이득세를 지금보다 훨씬 강화해 자본시장의 투기적 성격을 제한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선진국이 이미 실행하고 있는 내용이죠.

증권집단소송제와 같은 주주자본주의적 제도개혁을 중지하거나 연기하는 것도 훌륭한 대안입니다.



"정부 개입으로 시장 실패 보완해야"
[장하준-정승일 신년대담] 한국경제 어디로 가나<상>-④


성화용 기자 | 01/02 08:49 | 조회 2360


▶사회 = 성장우선이냐 분배우선이냐 하는 논란에 대해서는 어떻게 봐야 합니까.

◇장하준 = 성장과 분배의 관계는 복잡합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우리나라의 성장론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분배와 성장이 항상 상충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동아시아와 유럽에는 소득분배가 평등하면서 성장을 잘 한 나라도 많고, 남미에는 소득분배가 불평등하면서도 성장을 못한 나라도 많습니다.

우리나라도 과거에는 별로 소득격차가 크지 않았는데도 성장이 잘 됐지만, 최근에는 불평등이 심해졌는데도 성장이 잘 안 되고 있지요.


◇정승일 = 이 논쟁은 상당 부분 이념적 성향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직면한 경제·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는 실질적 논쟁이 아니라 단지 보수와 진보, 여야간에 벌어지는 공허한 정치논쟁에 불과하다는 것이지요.

현실적으로 당장 굶주리는 수십만 명의 노인과 어린이들을 도와야 하며 또한 동시에 아우성치는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인 미래성장산업 육성에 나서야 합니다.

즉 분배와 성장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합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성장과 분배간의 관계를 악순환의 관계로 만들 것인가, 아니면 선순환의 관계로 만들 것인가 하는 데 있습니다.

이것은 정책과 제도에 의해 좌우됩니다. 그런데 1998년 이후의 '시장개혁' 과정에서 도입된 신자유주의적인 제도와 정책은 성장과 분배 모두를 악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장하준 = 무엇보다도 큰 문제는 이른바 성장주의자들이 추구하는 시장주의, 즉 신자유주의가 '말로만 성장주의'라는 것입니다.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시장주의를 강화한 1980년대 이후에 정부가 더 많이 개입을 하던 1950~1970년대보다 성장률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의 성장주의자들은 성장이 중요하다면서 성장을 해치는 정책을 지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지요.


◇정승일 = 그런 측면에서 북유럽 국가들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령 덴마크와 스웨덴, 핀란드와 같은 북유럽 나라들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실업보험제도와 함께 적극적인 기술·직능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사양산업의 퇴출과 미래산업의 육성이 매우 신속하게 진행됩니다. 그야말로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고 할 수 있죠.

스웨덴의 경우 이 같은 선순환 장치를 통해 지난 1970년대에 저임금의 조선산업과 섬유산업을 신속히 폐기하고 노동력 등 자원을 정밀기계, 고급자동차와 같은 고부가가치, 고임금의 미래성장 산업으로 이동시키는 산업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습니다.

중국의 도전에 따라 앞으로 수십년 간 끊임없는 산업구조조정을 수행해야 하는 우리나라가 깊이 참고해야 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 = 한국은행이 내년도 우리나라 GDP성장률을 5%로 예측하고 정부도 5%대 성장을 목표로 경제정책을 운용한다고 합니다. 이 정도 성장이면 적정수준이라고 봐도 될까요.


◇장하준 = 외환위기 이전만해도 7~8%성장이 보통이었습니다. 한국경제의 저력에 비해 5%는 너무 낮아요. 정부가 '5%'라는 숫자를 너무 과분하게 여기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경제가 안정돼 역동성이 떨어진 선진국들과 비교하는 건 적절치 않아요.


◇정승일 = 동의합니다. 그러나 장교수나 저나 성장론자는 아닙니다. 최근 정부는 경제규모를 키우기 위해 교육과 의료 개방 등을 통해 서비스 부문의 성장을 모색하고 있지만 이건 우리가 생각하는 답과는 거리가 멀지요.

교육과 의료는 공공재로 봐야 합니다. 상업화의 부작용과 폐해가 만만치 않아요. 이런식의 부자연스러운 성장을 지지하는 건 아닙니다.


▶사회 = 지금과 같은 개방경제 시대의 정부 역할과 관련해 우리가 모델로 삼을 만한 나라는 없을까요.


◇장하준 = 많은 사람들이 경제가 개방되면 국가의 역할이 축소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큰 오산입니다.

개방이 될수록 경제가 외부충격에 많이 노출되기 때문에 정부가 개입해 기업가들이 재기하는 것을 도와주고, 실업자들의 소득을 보조하면서 그들을 재교육시켜야 합니다.

바로 이 때문에 고도로 개방되어 있는 스웨덴, 네덜란드 등 유럽의 작은 나라들이 거대한 복지국가를 가지고 있는 것이지요.


◇정승일 = 장 교수 말씀처럼 대외 개방도가 높을수록 작은 경제는 외부의 무역시장 및 금융시장의 충격에 많이 노출될 수 밖에 없습니다.

한 나라 경제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필수조건은 사회경제적 안정입니다. 만약 이러한 안정을 개방된 금융시장과 무역시장이 우리에게 보장하지 않는다면 정부는 적극적으로 개입해 시장실패를 보완해야 합니다.

가장 좋은 예가 역시 스웨덴과 덴마크, 그리고 스위스와 같은 유럽의 강소국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하준 =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미국식의 작은 복지국가가 좋다고 주장하지만 미국은 유럽 처럼 개방된 나라가 아닙니다. 워낙 덩치가 커서 대외의존도가 낮기 때문에 '개방경제' 운영 측면에서는 배울 점이 별로 없는 나라이지요.

거기에다가 워낙 '승자독식'의 논리가 강한 잔인한 사회이기 때문에 대외의존도가 높고 평등주의가 강한 우리나라가 따를 수 있는 모델은 아닙니다.


◇정승일: 최근 국제적인 전략연구소들은 한국과 북한이 앞으로 무역과 산업에서는 중국의 변방경제로, 금융과 기업지배에서는 미국의 종속국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서글픈 전망을 운명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려면 정부가 할 일이 많습니다. 중국의 도전에 맞서 산업의 구조조정과 고부가가치화를 신속하게 수행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전면적인 사회복지체제와 대규모의 공적 기술·직업 훈련체제를 도입해 구조조정 과정에서 불가피한 노동시장에서의 '시장 실패'를 보완해야 합니다.

또한 금융감독 제도와 기구의 역할을 지금보다 더욱 강화하고 은행과 자본시장의 산업금융 기능을 독려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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