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슈머, 엠니스족, 프라브족월간 웹진 '울림' 2007 년 5월호
제품 개발에 참여하는 똑똑한 소비자들
크리슈머
물건을 그저 사기만 하는 소비자들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 소비자들은 물건을 만드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자신의 아이디어로 완전히 새로운 상품을 시장에 선보이기도 한다. ‘창조적 소비자’로 통하는 이들 크리슈머. 그들의 활약상을 만나보자. 글 | 김찬석(청주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 <울림> 편집위원)
SK텔레콤 ‘TTL 투모로우 크리에이터’인 청주대학교 4학년생 정헌은 다른 세 명의 동료 학생들과 만든 ‘42Cre프로젝트팀’의 이름으로 ‘티스토리(T-Story)’라는 해외여행을 위한 커뮤니티 기기를 기획, 제안할 예정이다. 한눈에 보는 인기 여행지, 가상 사전 답사, 빠른 길 찾기, 국내외 전화통화, 교통카드 등을 제공하는 휴대폰 크기의 기기를 제공함으로써 여행자에게는 여행의 편리함을 선사하고 회사에는 수익을 가져다주어 결과적으로 관광 한국의 이미지를 드높일 수 있다는 예상이다. SK텔레콤은 지난 해 12월 대학생 고객 100명을 선발, 올 5월까지 6개월간 TTL 웹사이트 내 가상 회사인 ‘TTL 크리슈머 컴퍼니(CREsumer Company)’에 근무하면서 이 회사 직원들과 두 번에 걸친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하고 있다. 이 제안이 채택되어 실현될지는 미지수지만, 이는 대학생 소비자가 기업의 제품 기획자로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기업 제품이나 서비스의 개발, 기획 과정에 참여하는 소비자를 ‘크리슈머’라 한다. 크리슈머(Cresumer)란 창조(Creative)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창조적 소비자, 즉 소비를 통해 필요를 충족하는 수준을 넘어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소비자를 말한다. 2005년, 광고대행사 LG애드의 한 보고서에서 언급된 ‘크리슈머’는 변화하고 있는 소비자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21세기의 현명하고 똑똑한 소비자의 한 단면으로서 크리슈머는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의 생산 및 유통에 적극 참여하는 프로슈머(Prosumer)의 개념과 비슷한데, 이들은 자기계발에 적극적이며 지연, 학연 등으로부터 탈피, 일정한 목적 아래 전략적으로 인간관계를 맺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크리슈머들의 활동은 경제 활동의 주요한 흐름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600만 대 판매를 돌파한 LG전자 초콜릿폰은 소비자들의 의견과 정서를 기획 단계에서부터 적극 반영하여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기업 광고에도 크리슈머 전략이 적용된다. 패션 전문 업체 마리오는 ‘고객님의 생각이 마리오 광고를 만듭니다.’라는 슬로건으로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하여 최종 선발된 13명 중에서 3명의 아이디어를 채택, 광고로 만들었다. 한 해 250여 개의 대학생 공모전을 비롯하여 소비자의 재치와 의견을 구하려는 행사가 줄을 잇는 것은 그만큼 기업들이 크리슈머들의 등장을 고대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크리슈머는 운동 경기에서도 등장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가 4강의 위업을 달성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히딩크 감독이 선수 한 사람 한 사람을 크리슈머로 무장시킨 결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선수들이 감독의 지시와 작전에 의해 움직이는 수동적인 존재나 선후배 간으로 엮어진 부자연스러운 존재에서 벗어나 감독의 작전을 다각적으로 수행하는 아이디어와 재치로 무장해 동료 선수를 ‘야, 너’라고 불러대며 자유롭게 그라운드를 누볐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선수들은 축구라는 서비스를 창조적으로 소비한 것이다.
이와 같은 크리슈머들의 활동을 보노라면 고객이 왕이라는 외침은 점점 줄어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왕이 아닌 창조자로 고객이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창조자는 단지 대접받는 차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부가가치를 만들고 전파한다. 그래서 창조적 소비자를 얼마나 많이 두었느냐가 그 사회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수 있다.
21세기 신형 소비자로서 크리슈머는 앞으로도 더욱 왕성하게 활동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명확한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조직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며 생각하는 열린 사고(Outside-in-thinking)가 기업, 정부, 비영리단체 등 어떤 조직에서나 자연스럽게 일상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조직 내부의 편의에 따라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려고 시도하는 관념론이 아닌 자신의 목표를 외부 시각에 투영시켜 수정, 보완하며 발전하는 변증법적 사고이다. 조직 밖에 있는 고객의 여론과 의견, 그리고 정서를 최대한 조직 운영에 반영함으로써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효과를 높이려는 새로운 접근방식이다.
둘째는 우리 사회에 다양성(Diversity)이 한층 성숙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양성은 창조의 재료이다. 성, 연령, 지역, 학력 등 한 가지 기준만으로 사회가 지배되는 독점 상황에서의 창조성은 현저하게 줄어들지만, 사회 구성원의 다양한 의견과 생각이 교차되는 곳의 창조성은 향상되게 마련이다. 다양성 속의 소비자는 창조적 소비자의 욕구를 더 많이 드러낼 것이 분명하다. 이처럼 열린 사고와 다양성이 격려받는 사회에서 크리슈머는 시장이 어디로 흘러갈지를 먼저 알려주는 첨병이자 사회적 부가가치를 끌어올리는 지렛대가 될 것이다.
진화하는 남성,
엠니스 족을 주목하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지 최신호는 ‘아시아 아빠들의 딜레마’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아시아 지역의 아빠들은 가정에서 아빠의 역할과 회사 업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이 잡지는 한국, 일본, 중국 아빠들의 사례를 자세히 소개하며 “집에 오면 TV만 보며 집안일을 등한시하던 시대는 지났다.”라며 “좋은 아빠(Fatherhood)가 되기 위해 고민하는 것이 오늘날 아시아 가장들의 모습”이라고 밝혔다. <타임> 지가 아시아 아빠들의 딜레마를 집중 보도한 이유는 미국과 유럽에 비해 남성 우위의 가부장적 문화가 지배적이었던 아시아의 성 패러다임이 서서히 붕괴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글 | 김은지(<이코노미21> 기자)
달라진 남성상에 대한 새로운 역할론이 대두하면서 성 중립적이고 개인화된 생활방식을 선호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일컫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세계적인 트렌드 분석가 매리언 살츠먼은 힘, 명예, 인격 등 남성적 특징을 보이면서도 자녀의 양육, 소통, 협력과 같은 여성적인 특징을 결합시킨 남성성을 ‘엠니스(M-ness)족’으로 규정했다. 엠니스 족은 전통적으로 여성의 영역으로 간주되던 미용이나 가사, 육아 등에서 즐거움과 감정적 일체감을 경험한다는 것이 살츠먼의 설명이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엠니스 족의 등장은 기존에 기업으로부터 소외받았던 남성 고객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라며 기업들이 남성을 소비의 이방인이 아닌 주체로 볼 것을 주문한다.
얼마 전 <비즈니스위크> 지가 “남성이 여성을 위한 제품 생산자에서 주체적 소비자로 변모하고 있다.”라고 보도한 것도 엠니스 족이 어느덧 하나의 사회적인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한국의 엠니스 족은 어떨까?
광고대행사 대홍기획의 조사에 따르면 1996년 당시 남자들의 1순위 구매 제품은 술이었다. 이로부터 만 10년이 지난 지금, 술이나 자동차에 국한되던 대한민국 남성의 소비 영역은 점차 화장품, 패션, 육아 시장으로까지 확장되었다. 이 같은 추세에 맞춰 유통업계에서는 엠니스 족을 잡기 위한 맨슈머(Mansumer, 남자와 소비자를 합친 신조어) 마케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최근 남성 소비 시장의 몇 가지 지표는 신 소비주체로 엠니스 족이 부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의 규모는 전체 화장품 시장 규모(5조 3,000억 원)의 약 10퍼센트를 차지한다. 매출은 2005년 4,500억 원에서 지난 해 5,000억 원으로 늘어나는 등 매년 10퍼센트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올해 남성 화장품 시장의 매출은 약 6,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여성의 화장품 구매 비율이 주춤하고 있는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홈쇼핑과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남성들의 약진은 두드러졌다. GS홈쇼핑의 남성 고객
비중은 2002년 18퍼센트에서 2006년 22.3퍼센트까지 올라섰다. 또한 인터넷 쇼핑몰 옥션의 경우, 최근 3년간 속옷의 매출을 살펴보면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61퍼센트로 여성(39퍼센트)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더불어 가구 및 주방 용품, 유아 용품에서도 남성의 구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옥션 홍보실 관계자는 “맞벌이가 보편화되면서 가사일이나 요리, 미용, 육아 등 자신과 가족을 위해 소비를 하는 남성들이 늘고 있으며, 컴퓨터에 익숙한 젊은 남성 고객들이 더욱 증가함에 따라 주요 소비계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소비 트렌드에 민감한 백화점업계 역시 남성 고객을 잡기 위한 마케팅을 내세우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40~50대 중장년층 남성 고객이 크게 늘어나면서 지난 해 화장품 매출이 50퍼센트가량 신장했다고 전한다. 백화점 측은 “과거에는 남성들이 부인을 백화점에 데려다주는 ‘운전형’이었다면 요즘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쇼핑형’으로 변했다.”라며 “백화점들도 정장, 셔츠, 타이 등 단품으로 구성되던 기존 매장에서 탈피해, 화장품, 잡화 등을 한꺼번에 구입할 수 있는 멀티형 매장으로 변모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한편으로는 청바지를 입는 중년 남성도 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할 만하다. 아저씨로 보이기를 거부하는 중장년층을 뜻하는 ‘노무(No more uncle) 족’의 대표적인 아이템이 청바지이기 때문. 한 백화점의 남성 의류 바이어는 “요즘에는 재킷과 청바지를 함께 입는 등 도시적이고 스타일리시한 멋을 즐기는 중장년 고객이 늘어나는 추세다. 백화점에서도 자신을 가꾸고 연출할 줄 아는 남성들을 위한 행사를 늘려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피부관리 전문점 ‘피부천사’에는 최근 중년 남성 고객이 부쩍 늘었다. 런칭 초기에는 20~30대 여성을 겨냥했지만 최근 40~50대 남성 고객 비율이 크게 증가하면서 남성 전용 관리실을 마련했다.
이처럼 새로운 남성상이 등장하게 된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직장과 가정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사회적 성 정체성이 모호해진 탓이 크다.”라고 입을 모은다. 대홍기획 브랜드마케팅 연구소 관계자는 “남성의 XY염색체에서 남성을 판별하는 Y염색체가 X에 의해 움직이는 성향을 보이는 듯하다. 따라서 직장과 가정에서 달라진 남성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정립이 필요할 때다.”라고 말한다. 이와 같은 엠니스 족의 등장은 ‘맞벌이 부부와 싱글 족이 늘어나면서 가사에 관심을 갖는 남성들이 많아진데다 외모 중심의 가치관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엠니스 족은 오늘을 사는 대한민국 남성들의 변화된 위상을 확인시켜주는 새로운 남성상이라 할 수 있겠다.
반갑고도 두려운 새로운 감각의 시대
프라브 족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이들만 패션과 트렌드를 향유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지금은 1,000원짜리 티셔츠 한 장으로도 남다른 감각을 뽐낼 줄 아는 프라브 족의 시대. 그러나 기뻐하기엔 이른지도 모른다. 프라브 족의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여유보다 더 갖추기 어려운 ‘그 무엇’이 필요하므로. 글 | 심정희(<W Korea> 패션 에디터)
프라브. 영어로는 ‘Prav’라고 쓴다. 이 단어는 ‘Proud Realisers of Added Value’라는 말의 앞머리 글자만을 따와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하는데 우리말로 해석하면 ‘부가가치를 자랑스럽게 깨달은 사람들’이 된다. 문법적으로 어색하기 짝이 없는, ‘부가가치를 자랑스럽게 여긴다.’라는 말이 얼른 와 닿지 않지만, 두루뭉술 뜻을 더하고 빼서 자연스러운 말로 바꾸면 ‘실속을 중시하는 사람들’ 쯤 될 것 같다.
재작년부터 서서히 소비의 중심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프라브 족은 한동안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 패션 시장을 장악하다시피 했던 명품족과 그 명품족에 대한 반발로 생겨난 차브 족의 장점만을 취하는 합리주의자들을 일컫는다. 패션을 중시하고 스타일리시한 옷차림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명품족과 비슷하지만 유명 브랜드의 제품이라는 이유만으로 지갑을 열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명품족과 다르고, 값이 싼 제품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차브 족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지만 저급하고 유치한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에서는 차브 족과 궤를 달리 한다. 다시 말해 프라브 족이란 ‘남들의 시각이나 세상의 기준에 개의치 않고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는 사람들로, 이들은 싸고 질 좋은 빈티지 의류를 남들보다 한 발 앞서 찾아내기 위해 이른 새벽 벼룩시장을 찾기도 하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티셔츠와 바지를 구입하기 위해 저가 의류 매장을 하루 종일 뒤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프라브 족이 값싼 물건을 구입하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사람들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자신의 스타일에 어울리거나 자신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는 물건은 가격에 관계없이 사들이는 대범함 또한 갖고 있다. 저가 할인 매장에서 산 티셔츠에 벼룩시장에서 2만 원 내외에 사들인 빈티지 점퍼 차림으로 거리를 누비면서도 한 번 구입하면 대를 물려가면서 사용할 수 있는 시계에는 수백, 수천만 원을 투자한다거나 바자회에서 구입한 중고 의류에 스타일리시함을 부여하기 위해 최신 유행 핸드백을 매치한다거나 마놀로 블라닉이나 로저 비비에 같은 고가의 구두를 매치하는 것이 그 예다.
프라브 족의 이런 소비 패턴은 패션 관련 제품 구입에만 국한되지 않고 라이프스타일 전반에서 드러난다. 먹는 것(그들은 값싼 맛집을 찾아다니지만 유기농 식자재의 고귀함을 알며, 가끔씩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즐기는 만찬에 투자할 줄 아는 여유를 갖고 있다.)과 인테리어(턱없이 비싸기만 한데다 관리까지 힘든 수입 가구에 투자하는 건 프라브 족에겐 있을 수 없는 일. 싸고, 디자인이 깔끔하며, 사용이 편리한 이케아(IKEA)야말로 프라브 족들을 완벽하게 만족시키는 인테리어 브랜드다.)뿐 아니라 여가 생활에 있어서도 프라브 족은 남들의 시선이 아닌 스스로가 매기는 가치, 혹은 점수를 우선에 둔다.
저가의 의류를 박리다매로 판매하는 대규모 매장들이 거리마다 늘어서 있고, 주말이면 곳곳에서 벼룩시장이 열리는 유럽에 비해 ‘값이 싸면서도 품질이나 스타일이 훌륭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장소가 턱없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도 요즘은 프라브 족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 같다. 무지(Muji)나 유니클로(Uniqlo)처럼 저렴한 의류를 판매하는 매장뿐 아니라 그동안 극성스러움과 생활력으로 중무장한 ‘아줌마’와 ‘아저씨’들로만 넘쳐나던 대형 마트의 의류 코너에서도 스타일리시한 차림으로 옷을 고르고 있는 젊은 사람들을 자주 만날 수 있게 된 것을 보면 말이다.
프라브 족은 분명 ‘삼류 변두리 스타일의 대명사’ 차브 족이나 명품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명품족보다 한 단계 더 발전한 소비 계층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이나 세상의 시선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만의 명확한 기준에 따라 합리적으로 소비할 줄 아는 이들의 시대가 왔다는 것은 분명 반가워할 일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반가워하기에 앞서 우리들 모두가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프라브 족의 시대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가치관과 스타일을 확립하는 것 외에 세상에 떠다니는 수많은 정보들에 언제나 눈과 귀를 열고 그것들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를 해야만 한다는 것. 그뿐만이 아니다. 어디에서 어떤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는지를 안다고 해도 부지런을 떨지 않으면 그 물건은 당신 차지가 되지 않는다. 명품족의 시대가 우리에게 요구했던 건 풍족한 경제력뿐이었지만 프라브 족의 시대는 우리에게 스타일을 알기 위해, 정보를 얻기 위해, 그리고 그 지식과 정보를 실제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더 부지런해지라고 요구한다.
프라브 족의 시대가 반갑고도 두려운 건 그 때문이다. 돈을 벌기는 어려워도, 스타일을 알기는 쉽다고? 부자가 되기는 어렵지만 부지런해지기는 쉽다고? 글쎄, 과연 그럴지는 두고봐야 알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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