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로케이션:::서로 길목이 되어라

이명박이 대통령이 된 이유가 저들-극우수구세력들-의 아이돌이어서일까요? 아니요. 그만큼 쥐고 흔들기 만만한 상대기 때문입니다. 비리도 많고, 욕심도 많고, 정치는 잘 모르는데 나대기는 좋아하고, 무식해서 시키면 앞뒤 안 가리는 돌격대원 스타일이라서 간택된 겁니다. 이명박이 대통령으로 간택될 때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정도의 엄청난 정경유착이 얽혀있었습니다. 오죽하면 드라마 프로덕션의 대표도 그 줄에 서면 콩고물이라도 얻어먹을까, 아님 불이익이라도 당하지 않으려고 띠 두르고 선거운동에 나설 정도였습니다. 쥐새끼가 왜 죽어라 민영화를 외치겠습니까? 다 정경유착의 이해관계, 조중동의 요청에 충실하려면 그것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세계 최초 "시위 2.0" 시대를 열다

by 마케터 | 2008/06/04 11:23

...

이 번 촛불시위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이 위키 방식이다. 시위의 구호 역시 누가 강요하지 않고 스스로 준비하고 만들어낸다. 여러 구호가 생산되고 유통되는 과정에서 경쟁되고 정제화된다. 그리고 이런 구호가 힘을 얻고 대중에게 파급된다.

애초에 집회의 성격과 방식을 규정하려던 시민단체들도 이번 촛불시위만큼은 그 행동을 하지 않는다. 아니, 인위적으로 하려고 한다고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기도 하다.

중고딩으로 시작한 촛불시위는 유모차 시위, 동호회 시위, 신문광고 시위, 예비군 시위, 건널목 횡단보도 시위 등으로 차례로 진화되고 있다. 이 역시 개방과 참여 공유라는 위키 방식에 의거한 것이다.

물 론 여기엔 한가지 중요한 요소가 포함된다. 바로 책임성이다. 근 한달의 이어온 시위에서 오만가지 다양하고 기발한 방식의 행위가 어우러졌지만 전체 판을 깨는 돌출적 행동은 없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경찰과 언론이 그리 판을 흔들려고 지랄발광을 했어도 시위 참가자들은 비폭력을 유지했고 공동체의 규칙을 깨지 않았다. 이는 역사성에 뿌리를 두고 있는 공동체 의식의 책임성 때문이다.

결국 이번 촛불시위는 인터넷 지식정보사회의 대세로 가고 있는 위키방식을 시위문화로 승화시킨 세계최초의 사례이다. 이는 “개방, 공유, 참여”라는 위키 방식에 책임감이라는 대한민국 공동체 역사의식이 결합된 사례로 볼 수 있다.

이번 촛불시위의 결론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웹 2.0 방식의 모델의 결론이 어떻게 나올지 예측할 수 없다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확실한건 이 흐름을 거꾸로 거스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촛 불시위를 하나의 한풀이, 놀이문화 쯤으로 치부하려는 태도는 정말 바보스러운 것이다. 이건 대세다. 새로운 사회모델이고 경제모델이다. 대한민국의 촛불시위 참가자들은 이미 미래사회의 문턱을 뛰어 넘었다. 이는 지난 노무현 정부시절의 노력에 토대에 의거한 일이다.

과거 삽질 경험에 갇혀있는 이명박 일당은 도저히 알 수 없는 미래의 트랜드를 우리는 이미 돌파해서 온몸으로 경험하고 있다. 그것도 세계 최초로 말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곧 개봉준비하는 새로운 토론 사이트 민주주의 2.0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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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웹2.0의 개념
* 청류헌(게시판)
2008.03.05 13:25


노무현 아저씨가 웹2.0 이야기를 하신 걸 보니, 앞으로 노하우도 많이 새롭게 바뀔 것 같습니다. 서프처럼 글쓰고 댓글달고 추천 또는 점수날리는 방식 뿐 아니라 웹2.0을 구현하는 각종 기술을 새로 도입 할겁니다.

그러므로 웹2.0에 대해 좀 더 말해볼께요. 제 마음대로 한번 분류 해 보겠습니다.

- 0.0 시대 -

신문, 방송. 끝입니다. ㅋㅋ 마음만 먹는다면 여론조작으로 대한민국의 한 지방을 역적소굴로 만들 수도 있던 시절이었죠. 전대갈....

- 0.5 시대 -

모뎀으로 전화걸어서 PC통신 하던 시절에는 댓글 기능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주거니 받거니가 불편했지요. 왜 댓글 기능이 없었는가? 기술이 부족해서 입니다. 그냥 본문만 썼습니다.

- 1.0 시대 -

인터넷이 생기고 기술도 마련되었습니다. 그래서 댓글도 생기고 추천 비추천 같은 기능도 생기고 그렇게 되었습니다. 우리들이 쓰는 인터넷은 이 형태를 상당히 오랜기간 유지합니다. 각종 포탈사이트의 카페들이나 지금 서프라이즈같은 형태입니다.

- 1.5 시대 -

기술이 발전하고 사용자가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조금 늘어납니다.

개인블로그가 생겨서 나만의 공간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내가 만들어 놓은 글이 마음에 든다면 사람들이 즐겨찾기를 할 수도 있고, 스크랩 해 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네이버 지식in.. 사실 이걸 시작한건 네이버가 아닙니다만.... 마케팅의 승리라고 봐야겠죠. 하여튼 사용자들이 지식을 만들어 나가는겁니다. 사용자들의 참여가 조금 쉬워졌습니다.

- 2.0 시대 -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더욱 많은것을 할 수 있게 되었고, 그만큼 사용자 참여가 더 쉬워지게 되었습니다.

가지 않고도 무슨 글이 올라왔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내가 나의 블로그에 글을 쓰면 굳이 여기저기가서 나 이런글 썼다고 알리지 않아도 트랙백이라는 기능을 통해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와 나의 글을 읽습니다. RSS라는 기능을 통해서 서프라이즈에 일부러 찾아오지 않아도, 뭔 글이 올라왔는가 알 수 있고, 그것을 클릭하여 바로 해당하는 글로 찾아오게 됩니다. 복잡한 절차 없이도 내가 직접 참여해서 백과사전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 외 여러가지 있습니다.


대충 개념 정리를 해 봤습니다. 써놓고 보니, 정치가 발전하는 과정과도 비슷합니다. 기술발전과 민주주의발전은 뗄레야 뗄 수가 없지요.

마지막의 2.0을 보십시오. 기술발전이 소비자참여를 쉽게하고, 당연히 소비자들이 직접 참여하게 됩니다. 익숙한 말이 하나 떠오릅니다. "참여정치", "시민민주주의". 노무현 아저씨가 웹2.0을 말하신 이유죠.

전에 웹 2.0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운영방식(?)이라고 한 적이 있죠.

웹2.0 = 자유로운 소통 = 참여정치 = 시민 민주주의

뭐 이런 개념으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예전에는 '웹2.0'이라는 방식을 하고싶어도 못했으나 지금은 할 수 있는 기술들이 생겼지요.

웹2.0구현에 한다리 걸치는 기술들을 살펴보겠습니다.

트랙백 - 여러분 블로그를 돌아다니다 보시면 댓글달리는곳에 댓글이 아닌 이상한 긴 글이 중간에 짤려서 달려 있는걸 보실 수 있을겁니다. 그것이 트랙백입니다. '관련글'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그걸 누르면 이제 해당하는 글로 이동하는거죠.

RSS - 이게 아주 쓸모있는 건데요. 해당하는 블로그나 사이트의 소식을 그곳에 접속하지 않고도 볼 수 있는겁니다. 서프라이즈도 윗부분에 를 누르시면 RSS를 구독하실 수 있습니다.

* RSS는 인터넷 익스플로러6 이하는 지원되지 않습니다.

열린사전(?) - 사용자가 참여해서 만드는 백과사전입니다. 위키피디아 라는곳에 한번 가 보십시오. 제대로 된 열린사전입니다. 보통 위키백과라고 하죠. 그곳에 있는 자료들은 사용자들이 만든 거랍니다.

이외에도 오픈아이디나 각종 서비스들을 서로 연동하는 기술.. 예를들면 '스프링노트제로보드연동' 등 여러가지가 계속 생기고 있습니다.

저 기술들의 공통점은 바로 소통과 참여를 쉽게하는거죠. 소통과 참여를 쉽게하는 기술들을 가져다 쓰면, '웹2.0'이라는 운영방식을 구현할 수 있는겁니다.

노하우의 변신이 기대됩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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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일 "양극화 문제, 민주인사와 盧 잘못"

2005-11-18 (금) 23:54   노컷뉴스

최근 정가와 관가에 화제를 일으켰던 책 '쾌도난마 한국경제'의 저자 정승일 국민대 교수가 "지금 우리 사회 양극화의 책임은 민주 인사들에게 있다"고 밝힌 뒤, "정치적 민주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박정희식 국가개입모델의 대안을 반대 극단에서 찾으려한 나머지 시장주의에 매몰되고 말았다"며 "그 가장 극단이 노무현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11월 18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진행 김어준, 저녁 7시5분-9시)에 출연해, "노무현 대통령은 가장 민주화된 정권이면서도 가장 극단적인 신자유주의적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노 대통령이 민주화가 시장화이며 세계화라는 심각한 오류에 빠져 우리 사회 양극화가 심해지고 결국 민주화마저도 위기에 놓이게 됐다"고 주장했다.

'쾌도난마 한국경제'는 장하준 영국 켐브리지대 교수와 정승일 교수가 대담을 벌인 책으로, 노무현 대통령이 수차례 언급하면서 유명세를 탄 바 있으며, 최근에는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 책을 참고해 밝힌 '재벌론'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 이하 방송 내용 전문 ===========> ▶ 진행 : 김어준
▶ 답변 : 정승일 국민대 교수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최근 '양극화'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하고 있는데, 왜 그런가요? 양극화의 원인은 신자유주의 때문입니다. 오늘날의 신자유주의란 세계화 물결이라고 할 수 있죠. 가령 농산물 시장을 개방하니까 농민들이 옛날보다 더 못살게 되니까 시위를 하고,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중소기업 하기게 더 힘들어졌고, 투자도 잘 안되고, 섬유회사나 가구회사 등 내수시장을 겨냥한 회사들은 더 힘들어졌죠. 그 배경엔 모든 걸 시장논리, 경제논리로만 하자는 지배적인 담론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우익들은 전통적으로 시장에 맡겨놓으면 시장이 다 알아서 해결해준다는 고전적인 시장주의자인 것처럼 말해왔는데요? 우리나라의 보수를 자처하시는 분들은 박정희 대통령을 찬양하는데요, 오히려 박정희 대통령은 시장에 모든 걸 맡긴 게 아니라 정부가 엄청나게 시장에 개입해서 재벌을 키우고, 은행을 국유화 시켰죠. 국가주의자였지, 시장주의자가 아니었죠. 어떻게 보면 시장에 모든 걸 맡겼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상황이 되었다고 생각하구요. 그 시발은 1993년 김영삼 정부가 민주화를 하면서 시장화를 시작한 것이죠. 소위 세계화 정책을 들고 나왔는데요.

그 당시 세계화는 일반인들이 받아들이기에 긍정적이었는데요? 한편으론 좋았죠. 가령 배낭여행이나 해외유학이 자유화 되는 등. 하지만 그바람에 은행이 대규모로 외국에서 돈을 꿔올 수 있게 됐고, 그 돈으로 재벌들이 과잉투자를 하게 되고, 그 상태에서 외국자본이 갑자기 빠져나가면서 외환위기가 터졌거든요. 그런 점에서 1993년 김영삼 정부가 펼쳤던 세계화 정책이 외환위기의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 뭘 잘못한 겁니까? 민주화가 반드시 시장화는 아닙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장이란 자본주의 시장경제이고, 시장경제가 자기 맘대로 돌아간다는 건 자본주의적 관계가 훨씬 심화된다는 것입니다. 돈있는 사람들은 자기 맘대로 할 수 있고, 돈없는 사람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게 시장논리거든요. 그게 전세계적으로 확장되어서 돈있는 선진국은 더 잘 살게 되고, 돈없는 나라는 더 못 살게 되었죠. 이게 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세계화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선 박정희 정부의 잘못된 국가주도형 경제를 바로잡기 위해 세계화와 민주화와 동일시하는 잘못된 시각이 생겼습니다. 빈부 격차가 더욱 심해지는 세계화, 시장화의 논리를 민주화의 논리인 것처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외환위기의 원인도 박정희 체제 때문에 일어난 것처럼 잘못 진단하게 됐고, 그래서 외환위기가 터지자마자 김대중 정부와 시민단체 모두가 더욱 시장에 모든 걸 맡길 것을 주장해서 상황은 더욱 심화됐고, 보다 더 민주화된 노무현 정부가 보다 더 시장적인 정책을 펼치니까 빈부격차가 더 심화되고 중소기업은 힘들어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거죠. 양극화 문제를 뭔가 상당히 착각하고 있고, 경제에 대한 잘못된 관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치적 민주화와 경제적 자유화를 같은 것으로 보면 안된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렇죠. 예를 들어 소버린과 같은 외국투기자본이 국민경제에 끼칠 악영향을 방지하기 위해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이 적극적으로 금융시장에 개입합니다. 그건 일종의 정부개입인데요. 만약 시장자유주의적인 논리로 행동한다면 소버린에 대해 아무런 제재를 하면 안되죠. 제재 자체가 국가적 개입이고, 아직도 그걸 박정희식 개입이라고 비판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가장 작은 정부가 가장 아름답고 민주화된 정부라고 착각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민주화된 정부일수록 시장에서 일어나는 잘못된 행위를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세계화라고 말하는 건 이미 부자인 나라에서 자기들의 물건을 쉽게 팔기 위해 자유도를 높이라는 것이고, 우리는 거기까지 못갔는데 맞춰주다보니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군요? 그렇죠. 예를 들어 지금 농산물 시장 문제를 보면요. 우리나라 쌀 생산비가 높은데, 정부의 아무런 보호 장치 없이 그저 시장논리에만 맡겼을 경우 우리나라 농사꾼들은 살아날 방법이 없죠. 농민들도 국민의 한사람이고, 민주적인 정부에선 어떻게 이 국민들을 민주적으로 보호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그래서 농산물 시장도 가능하면 늦게 개방해야 하고, 개방하는 과정에서 우리 농민들의 피해를 최소화시켜야 합니다. 삼성전자라든가 현대자동차 등 우리나라 대기업이 농산물 시장을 개방하는 댓가로 중국이나 칠레 등에 공산품을 더 팔 수 있지만 그만큼 농민들은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대기업들이 농민들에게 피해보상을 해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세금도 많이 걷어야 하고, 그렇게 세금 많이 걷으려면 정부가 개입해야 하는 거니까, 시장에 마음대로 맡겨두면 안된다는 거죠.

우리 사회의 좌파나 진보적인 정치인사들이 우익의 경제논리에 대체로 수긍하거나 경제를 잘 몰라서 그랬다는 말씀으로 들리는데요? 우리나라의 진보개혁이라는 분들이 시장경제의 논리를 잘 모르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구요. 알고 계시면서도 고의적으로... 예를 들면 재벌들은 편법상속, 정경유착 등 굉장히 불투명하고 문제가 많죠. 근데 이런 현상들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게 아니라 후진국의 공통적인 현상입니다. 거기에 비해 선진국 기업은 투명합니다. 근데 만약 우리가 투명성이나 선진적 경영입법을 가장 중요한 지표로 생각한다면, 우리나라 기업들을 다 투명하게 경영하는 외국에 팔아버려도 되는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그렇게 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비록 불투명하지만 우리나라 기업을 키워내는 것이 보다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낼 수 있고, 복지에 도움되는 세금도 더 많이 내게 할 수 있죠. 세계화가 되었다고 하지만, 그건 돈 가진 사람들이 자기 돈을 국내나 국외에 마음대로 투자할 수 있다는 것, 다시 말해 돈의 움직임이 세계화 되었을 뿐이지, 실제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마음대로 미국으로 이민 못가잖아요. 한마디로 노동시장은 세계화 되지 않았습니다. 단지 돈 가진 사람들이 아무 데나 투자할 수 있는 '금융세계화'라는 거죠. 상당히 제한된 세계화입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이 땅에서 계속 살아야 할 사람들이고, 우리 기업 역시 계속 한국적인 마인드로 일을 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은 국적이 있는 거죠. 이런 국적 있는 기업들을 함부로 해외에 매각하면 안되는 거죠.

현재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전부 개방되어서 상장기업 대부분이 외국인의 주식투자를 받고 있는데요, 이게 한편으로는 좋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주식투자자들이 원하는 걸 해줘야 한다는 측면도 있습니다. 외국 투자자들은 하루아침에 국내투자분을 다 팔아버리고 다른 나라에 투자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한마디로 우리나라에 대한 애정이나 기여가 전혀 없는 사람들이죠. 이런 글로벌 투자자들이 원하는 게 글로벌 스탠다드입니다. 우리나라 경제는 이런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97년 이후로 개혁해왔고, 이런 개혁 과정에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비정규직을 늘려왔고 투명성을 높여왔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투명성 요구를 듣다 보니까 기업들은 투자를 주저하게 되고, 일자리 창출이 안되어 청년실업이 늘어나고, 이렇게 먹고 살기 힘들어지니까 청년층에서 오히려 보수층을 지지하는 경향이 심해지는 겁니다. 전 그런 현상이 상당히 우려되구요, 지난 80년대 민주화를 추구했던 민주인사들이 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생각합니다. 민주화를 강조할수록 실제로는 정부 역할이 강조되어야 하고, 금융시장과 사회시장이 보호될 수 있도록 보다 많은 안전장치를 만들어야 하고, 투기세력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우리 기업들이 장기투자를 할 수 있고, 그만큼 우리 노동자들의 안정된 일자리를 보장할 수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게 소위 '소액주주운동'이라고 하죠. 말로는 소액주주운동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소액이라는 게 스몰머니, 액수가 적다는 뜻이 아닙니다. 우리 주식시장에 가장 많이 투자하는 층이 글로벌 펀드들인데요, 이 글로벌 펀드들은 운영규모가 수십억 달러에서 수천억 달러입니다. 근데 이런 경우에도 소위 '한바구니에 계란을 다 담지 말라'는 분산투자원칙을 지키기 때문에 글로벌 펀드들이 개별 기업에서는 5% 이상을 갖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사람들은 소액주주입니다. 소액주주운동으로 가장 큰 이익을 얻는 층이 이 글로벌 펀드들입니다.

시민단체들이 재벌개혁의 수단으로 추진하고 있는 여러가지 운동에 대해서 비판적이시군요? 예. 저는 비판적입니다. 시민단체들이 해나가는 소액주주운동이 우리나라 재벌의 가장 큰 문제점, 예를 들어 투명성이라든가 정경유착 등을 혁파시키는 데 있어서는 긍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 운동은 주식투자자들의 이해관계와 결합됐고, 그런 의미에서 외국 자본의 금융시장 침략을 도와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리고 더군다나 그런 역할들을 '경제 민주화'라는 용어로 포장해버렸고, 그런 과정에서 우리 민주화 운동의 정신적 역할을 쇠퇴시켰다는 점에서 굉장히 안좋은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정리해보면, 우리나라 민주화 세력은 정치적 자유와 경제주체를 그대로 시장에 내버려두는 것이 같다는 오류를 범했고, 재벌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시민단체가 했던 일은 글로벌 펀드들이 우리나라에서 쉽게 활동할 수 있도록 결과적으로 기여했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렇다면 앞으로 정부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먼저 정부는 금융시장의 안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우리나라 은행들이 지난 5년간 가게대출, 주택담보대출을 엄청나게 늘여왔습니다. 그게 부동산 투기로 이어졌고, 정부가 아무리 세금을 높인다고 하더라도 부동산 거품을 멈출 수 없었고, 그래서 정부가 극약처방으로 지난 8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강제로 막아버렸습니다. 정부가 자유시장에 개입해서 정치적인 논리로 시장경제논리를 막아버린 거죠.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가 굉장히 잘했다고 봅니다. 민주주의 정부가 이제야 비로소 민주적인 힘을 발휘해서 시장에 개입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미국의 경우 주식시장 투자자들이 시가차액을 얻었을 경우 양도소득세를 당연히 물어야 합니다. 근데 우리나라는 주식에서 차액을 얻었을 경우에도 아무런 세금을 내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을 살리기 위해서지요. 이건 굉장히 우려되는 현상입니다. 가령 2년전 들어왔다가 올해초 빠져나간 소버린이란 펀드가 있는데요, 이 소버린 펀드가 2년간 투자한 과정에서 우리나라 경제에 기여한 바가 아무 것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전혀 세금을 내지 않았습니다. 이건 우리가 잘못한 거죠. 소버린은 그런 약점을 뚫고 들어온 거구요.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투기성은 세계적으로 상당히 높은 나라에 속하고,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본업은 제쳐둔 채 주식투자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이건 경제적인 낭비입니다. 민주화된 정부일수록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합니다.

재벌은 어떤 부분을 개혁해야 할까요? 투명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단, 그걸 갑자기 바꾸라고 하면 그 과정에서 기업들이 붕괴되고 재벌그룹이 해체될 수가 있습니다. 그렇게 해체된 그룹을 외국자본이 인수할 수 있기 때문에, 그 과정은 국민경제를 고려하면서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시민단체는 어떤 걸 주장해야 할까요? 대부분의 시민단체가 공정한 경쟁, 완전경쟁이 이뤄져야 한다는 경제정의를 주장하는데요. 실제로 우리나라가 도입한 금융제도가 미국제도인데, 미국을 제외한 일본이나 유럽에서는 오히려 금산분리가 엄격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런 나라들이 오히려 사회적 양극화가 덜하구요. 따라서 우리가 재벌 체재를 전부 비판하고 해체하라고 요구할 것이 아니라, 그것이 가진 긍정적 측면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투명성 결여나 편법증여 등 부정적인 측면을 고쳐나가면 된다고 봅니다.
현재 우리 경제에서 재벌개혁보다 더 중요한 건 양극화 해소입니다. 이 양극화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재벌의 투자 능력이나 자금력 등이 정말 도움 된다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우선순위가 다른 거군요? 재벌개혁이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고. 그렇습니다.

▶진행:김어준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월~토 오후 7시~9시) CBS편성국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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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5(일)


개혁 덫에 걸린 한국 경제인가?
2004-09-04
< 프레시안 >

장하준 교수의 신간: 개혁의 덫


덫에 걸린 경제 개혁론자들의 오만과 편견

'개혁의 덫' 저자 장하준 교수의 한국 경제 위기 진단


노무현 정권의 ‘주류 개혁론자’들은 좌파인가 우파인가.




영국의 케임브리지 대학 경제학의 장하준 교수는 최근 발간된 <개혁의 덫>(부키 간)에서
‘자본가 편인가, 노동자 편인가’ 하는 기준으로 보자면, 현재 흔히 ‘좌파’로 불리는 우리나라의
‘주류 개혁론자’들은 “지극히 우파적“이라고 규정한다.

 

  “노무현 정권의 ‘주류 개혁론자’들은 ‘지극히 우파적’”

   장 교수의 논거는 다음과 같다.
 

 가령 재벌 통제의 문제에 있어서 이들 주류 개혁론자들은 노동자를 비롯한 이해당사자 집단들의 관여에 의한 통제가 아닌, 주주의 재산권 행사에 의한 통제를 주장한다. 또 이들은 소액주주 권한의 강화를 강조하는데, 이는 노동자의 이익과는 상충되는 것이다.


주로 단기적 주가에 관심이 있는 소액 주주 입장에서는 경기가 안 좋을 때에는 노동자를 해고해서라도 이윤율을 유지해 주는 편을 선호하는데, 이는 노동자 입장에서는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기 때문이다. 또 주류 개혁론자들을 시장 원리의 확대를 외치면서 노동 시장 규제 완화를 강화하는데, 복지 제도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우리나라 상황에서 이것은 노동자에게 매우 불리한 주장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장 교수에 따르면 ‘시장인가 정부인가’하는 기준으로 보아도 현재의 주류 개혁론자들은 우파적이다. 우리나라의 기존 경제 체제가 국가 주도 체제였기 때문에 지금은 국가의 역할을 부정하는 것이 ‘진보적’ 혹은 ‘좌파적’인 것으로 비춰지는지 몰라도 전통적인 기준을 본다면 현재의 주류 개혁론자들과 같이 개방과 시장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은 우파적인 논리라는 것이다.



 
 “시장주의와 민주주의는 엄연히 달라”

     
 
 이어 장 교수는 우리나라의 많은 주류 개혁론자들은 시장 원리의 확대가 경쟁 심화를 통해 기득권을 파괴하므로 ‘민주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시장에서의 평등과 민주주의적 의미에서의 평등은 엄연히 다르다고 주장한다.

선진국의 경우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시장주의자들이 민주주의의 확대는 누진소득세 제도의 도입, 국유화 등 ‘반 시장적’인 제도의 도입으로 이어질 것이라면 현대 민주주의의 최소 요건인 1인1표제 도입까지 반대한 사실은 시장주의와 민주주의가 엄연히 다른 것임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결론적으로 지금 우리나라의 ‘주류 개혁론자’들이 좌파로 분류될 수 있는 유일한 근거는 그들이 기존의 질서를 급진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는다는 점에 있다”고 말한다.


 
 “노무현 정권 ‘주류 개혁론자’들이 빠진 ‘개혁의 덫’”



 
 장 교수는 여기서 노무현 정권의 ‘주류 개혁론자’들이 스스로 자신들이 우파인지 좌파인지 이념적 설정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급진적’으로만 기존의 질서를 바꾸려들어 오히려 국민의 이익을 해치는 ‘개혁의 덫’에 빠져 있다고 진단한다.
 


 이들의 ‘무지’를 깨우치기 위해 장 교수는 그들이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어 있는 ‘주주 자본주의’와 ‘아메리칸 스탠더드’에 불과한 ‘글로벌 스탠더드’의 허구성을 지적한다.


 
 주주 자본주의는 다음 논리에 기초하고 있다


 
 기업은 주주의 소유물이고 따라서 주주의 이익을 위해 운영되어야 한다. 둘째, 주주의 이익이란 주가로 표현되는 기업 가치의 극대화를 말한다. 셋째, 이러한 기업 가치 극대화를 위해서는 적대적 인수.합병이 활성화되어 무능한 경영자를 갈아치울 수 있어야 한다. 넷째,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기업 가치의 극대화는 곧 사회적 이익의 극대화이다.

 
 장 교수는 “일견 흠 잡을 데 없는 논리”라면서도 “이론적으로나 실증적으로나 문제가 많다”며 다음과 같이 반박한다.
   



 주주 자본주의와  글로벌 스탠더드의 허구성




 실제로 영미계 나라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주주란 직접 금융의 조달자로서 경영진.노동자.채권자.하청업체.지역사회 등 여러 이해 당사자 집단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게다가 주주 대부분은 기업의 장기적 성공에 따른 이익보다는 단기적 배당이나 주가 차액만을 추구하는 만큼 주주의 이익을 따르는 것이 기업의 장기적 발전에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점도 문제다.

 
 기업 가치는 주식 시장이 가장 잘 판단한다는 가정도 문제가 많다. 자본주의 역사 3백여 년은 주식 시장이 기업 가치 판단에서 얼마나 비효율적일 수 있는지는 최근의 인터넷 거품이 잘 보여준다. 특히 그 속성상 실적이 분기별로 평가되는 ‘단기주의’가 만연하는 주식 시장의 경우 설비 및 기술에 대한 꾸준한 투자를 통해 기업 성장을 도모하는 정통적인 경영 방식의 채택을 어렵게 한다.


 
 장 교수는 “무엇보다는 주주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과연 국민 경제 전체에 득이 되는지 의문”이라면서 “한국도 주주 자본주의가 자리 잡으면서 기업들이 장기 투자보다는 경영권 방어에 더 힘을 써야 하는 상황이 돼 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글로벌 스탠더드나 건전한 기업 지배구조는 경제 성장의 원인이라기보다는 결과”라면서 “경제가 성숙한 선진국에 진입한 다음에 형성된 것이지, 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에서 도입된 게 아니다”고 말한다.


 
 이어 그는 “개발도상국이 자신들의 경제 발전 경로를 선택하려 할 때 그런 식으로 역사적으로 왜곡된 정보를 줘서는 안된다”면서 “선진국들이 개발 도상국과 후진국에게 자유 무역과 외국인 투자 개방을 외치고 있지만 사실 그들이 후진국 또는 개발 도상국이었을 때는 보호 무역을 하고 외국인 투자를 철저히 규제했다”고 주장한다.


 
 그는 또 각종 규제난 노사 관계 때문에 외국인 투자가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한다.
 

 “외환위기 이후 외국 자본에 부실 기업을 마구 팔 때 외국인 직접 투자가 크게 늘었다. 지금 와서 그 때에 비해 직접 투자가 떨어졌다고 난리를 치는 것이 옳은가?


또 이런 결과가 경제 정책의 실패 탓이라고 하는데, 그러면 지금도 그때처럼 기업을 막 팔아치워야 한다는 말인가? 외국 자본이 한국에 들어올 때는 물건을 팔 시장이 얼마나 큰지,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지, 노동력의 질이 어떤지 등을 따지는 것이지 노사 관계, 규제. 법인세 같은 건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세금 인센티브로 끌어들인 외국 자본은 그 매력이 없어지면 언제든 보따리 싸서 떠나 버리게 마련이다. 사실 떠나는 자본은 아무 말 없이 조용히 빠져나간다. 한국을 떠날 생각이 없고, 나가기 어려운 외국 자본만이 꼭 노사 관계가 어떠니 규제가 어떠니 하고 문제 삼는다,”



 
 “동북아 금융허브? 꿈깨”


 
 그는 “자본에 색깔과 꼬리표가 있는 건 아니다”는 자본 유치론에 대해서도 “자본에 국적이 없다는 말은 강대국 자본들이 만들어 낸 신화에 불과하다”고 반론을 편다. 자본에 국적이 없다지만, 자본의 핵심 경영진은 철저하게 국적을 따른다는 것이다.

 
 나아가 장 교수는 주주 자본주의를 글로벌 스탠더드로 받아들인 나머지 ‘금융강국’으로 국민소득 2만 달러를 열겠다는 ‘동북아 금융허브’ 구상에 대해 “헛고생마라”고 직격탄을 날린다.

 
 “세계 금융의 중심이 암스테르담,런던.뉴욕으로 이동한 것은 그 나라의 제조업 발달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앞으로 1백년간의 손실을 보전해 준다는 약속이 있으면 모를까, 그런 약속 없이 오랫동안 홍콩, 싱가포르에 뿌리박고 영업해 온 국제금융센터들이 한국으로 옮겨 올 리 만무하다. 동북아 금융허브는 좋은 말로 헛고생이고, 자칫 남의 장단에 춤추는 꼴이 될 수 있다.”

 
 그는 우리나라도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려면 빨리 제조업을 버리고 금융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업으로 옮겨 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강력한 제조업 없이 금융중심지로 성장해 잘 살게 된 나라는 없다고 단언한다.
 


 “제조업 강국만이 금융강국으로 발전 가능”



 제조업 강국인 부국에서 금융이 발전하는 것이지, 금융의 발전을 통해 부국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관광업,금융업 등 서비스업에 의존해 부자가 된 것으로 알려진 스위스는 사실 최고의 공업국이라는 것이다. 스위스의 1인당 제조업 부가가치액은 98년 기준을 8천달러가 넘어 세계1위다. 당시 미국 5천3백달러, 영국 4천1백달러, 우리나라 2천1백 달러보다 훨씬 많았다는 것이다. 단지 제조업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제조업 비중이 낮아질 뿐이라는 것이다.

 
 금융허브론자들이 모범 사례로 거론하는 싱가포르나 홍콩도 금융강국이기 이전에 제조업 강국이다. 싱가포르 1인당 제조업 부가가치액은 98년 기준으로 6천1백달러였으며, 홍콩도 중국과 통합되기 전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1인당 제조업 부가가치가 85년 기준으로 1천3백달러로 당시 우리나라의 6백68 달러의 2배가 넘는 공업국이었다는 것이다.
 

 결국 그는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에 형성된 재벌체제를 발전적으로 키워나가야 한다는 주장을 편다. 재벌은 장기적인 성장 동력이나 국민 경제 틀 안에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대성공, 그리고 삼성자동차의 실패는 재벌 체제라는 같은 구조에서 나온 것이다. 재벌 체제는 자금 동원력을 통해 대규모 투자를 과감하게 할 수 있고, 계열 기업 간 상호보조를 통해 장기적으로 전망 있는 산업을 키울 수 있다.

그러나 채산성 없는 부실기업을 지탱시키고 계열사 연쇄 부실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위험도 크다. 모든 제도는 장단점이 있다.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없애 나가야 한다. 그런 점에서 문제는 타율이다. 재벌 체제 개혁은 재벌이 한국 경제에서 3할대를 치도록 할 것이냐, 4할대를 치도록 할 것이냐의 차원에서 고민해야 한다.“



 
 “재벌 체제 살리되, 재벌 총수.주주 권리는 사회적 통제돼야”


 
 이같은 주장은 자칫 ‘친재벌적 학자’의 주장으로 매도할 수 있다.

여기서 장 교수는 “물론 재벌 총수 가족의 지배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면서
“재벌 총수 일가 자신들부터 ‘주주 자본주의 이론을 기반으로 자신들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사회적 간섭을 피하려는 구태를 버리고 사회적 통제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재벌들은 지금까지 국민의 희생을 바탕으로 정부의 보조와 보호 아래 성장한 것인 만큼 재벌 기업들은 총수 일가의 것도 아니지만 주주들만의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재벌 총수를 통제한다면 그것은 국민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이지, 주주들만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재벌 체제를 유지한다는 것이 꼭 기존 총수 가족의 지배권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는 의미도 아니다. 일본의 경우에서와 같이 가족 소유가 없이도 주거래 은행제도, 관련사 간 상호주식 소유 등을 통해 재벌 체제의 장점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정 지분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총수 가족에 의한 통제를 단시간내에 없애려 하면 재벌 구조 자체가 붕괴되고 국민 경제가 외국 자본에 의해 교란당할 수 있다. 때문에 그는 “국민들은 재벌들이 안정 지분을 확보하는 것을 도와주는 정치적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구체적 방안으로 그는 재벌들의 안정 지분 확보를 위해서는 출자총액제한을 완화하고, 지주 회사 설립 요건을 완화해주는 동시에, 은행의 기업 주식 소유를 용인하며, 재벌들 사이의 상호 출자를 시도하고, 국민연기금의 사용으로 ‘국민 지분’을 만드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또한 사회적 통제기법으로 그는 종업워, 거래 은행, 하청업체 등 기업의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이해 당사자들에 의한 내부 감시도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그는 민주 사회에서 기업에 대한 사회적 통제는 정부의 산업 정책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정부의 개입이 권력 남용이나 정경유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한국식’ 개입주의 정책을 부활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프랑스,노르웨이, 핀란드, 오스트리아 등 민주주의가 발달하고 부패도 적은 선진국들이 지난 50여 년간 은행의 국가소유, 선별적 산업정책, 주요 산업의 국유화, 외국인 투자의 엄격한 제한 등 ‘한국식’ 개입주의적 정책을 추구해서 경제적인 성공을 거두어 왔다는 것이다.



프레시안 9월 4일 이승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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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16
월간 말


“어설픈 개혁경제론, 우리 경제를 종속의 늪에 빠뜨렸다”

개혁세력에게 월간『말』이 드리는 제언

개혁강화-종속심화의 아이러니


이종태 기자 jtlee@digitalmal.com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경제개혁’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 온
대안연대 정승일 정책위원과 케임브리지 대학 장하준 교수가 만났다.
두 사람의 좌담은 지난 6월 1~2일 본사에서 진행되었다. 이하는 그 내용이다.



참석자 정승일 대안연대 정책위원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

사회 이종태 월간『말』 편집부장


▲사회(이종태 월간『말』 편집부장)

“우선 최근 우리 경제에 나타나고 있는 현상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경제는 원래 수출이 내수(소비와 투자)를 이끌어가면서 성장해온 구조였죠.
그런데 요즘 들어 수출과 내수의 관계가 끊어졌다고 합니다. 수출은 엄청나게 잘 된다는데, 내수는 바닥을 기고 있거든요.”




개혁강화-종속심화의 아이러니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이하 장하준)

"수출 부문이 잘 되는 것은 해외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수출과 내수의 고리가 끊어졌다고 표현할 수 있겠지요. 예전엔 수출이 잘 되면 이게 투자를 유발하고, 투자는 고용 및 임금 상승으로 이어지니까(비정규직도 많지 않았습니다), 수요가 활성화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수출과 내수가 양극화되어 버렸어요. 수출쪽에 있는 사람들만 잘 나가고 그 움직임이 내수로 연결되지 않는거죠.“



▲정승일 대안연대 편집위원(이하 정승일)

"통계를 보니까 1997년 이전까지 우리 나라 GDP 성장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40% 정도 되었습니다. 그런데 (김대중 경제개혁이 시작된) 1998년 이후엔 60% 정도로 올라갔습니다. 우리 경제가 수출에 의존하는 비중이 훨씬 켜졌다는 의미입니다. 더 중요한 사실은 1980년대 이후 이것(GDP 성장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내려가는 추세에 있다가 IMF 사태와 경제개혁을 거치면서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만큼 수출 의존도가 높아졌고 외부 충격에 취약해진거죠. 어떻게 보면 더 종속된 겁니다. 거꾸로 된거죠. 김대중 경제개혁의 결과입니다.“



▲장하준

"참으로 역설적인 현상입니다. 지난날 박정희 모델을 '수출의존형' '대외의존형'으로 비판하며 개혁을 주장했던 분들이 집권해서, 그 개혁을 실천으로 옮긴 결과가 도리어 대외의존의 심화로 나타나고 있거든요. 옛날 모델이 종속적이라고 비판해온 분들이 우리 경제를 더 종속적인 방향으로 몰아가고 있는 겁니다."



신자유주의는 원래 저성장을 위한 체제

▲사회

“‘종속’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셨습니다. 혹시 현재의 내수침체가 ‘종속’이라는 ‘구조’ 때문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선생님들과 반대로 정부 측에서는 ‘일시적 현상을 위기로 호도하지 말라’며 곧 ‘좋아진다’고 주장합니다만….”



▲장하준

"일시적인 것은 아니죠. 최근의 현상은 한국경제가 신자유주의적 구조로 바뀐 결과입니다. 신자유주의의 기본 특징이 바로 저투자, 저성장, 고용불안입니다. 모두 내수를 침체시키는 요인들이죠.“



▲사회 “신자유주의의 기본 특징이 저투자, 저성장, 고용불안이라고 하셨는데, 왜 그런지 자세히 설명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장하준

“우리나라 보수언론들은 성장을 위해 신자유주의적 정책, 즉 탈규제와 노동시장 유연화(고용불안)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신자유주의는 저성장주의이며 저성장을 위한 체제라고까지 말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를 간단히 설명한다면, 신자유주의는 금융자본을 위한 자본주의이기 때문입니다. 금융자본이 기업운영의 주도권을 장악한 시스템인 것입니다.

그런데 금융자본 입장에서는 경제성장을 반기지 않습니다. 오히려 경기를 안정시켜 물가상승율을 낮춰야 (투자한 돈에 대한) 자본이득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편집자 주 : 투자가 많이 이루어지면 고용과 생산이 활발해지면서 물가가 인상될 위험이 커진다. 그리고 금융자본, 즉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물가가 상승하면 이후 회수해야할 원금과 이자의 총액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금융자본은 또 장기적 투자엔 무관심합니다.

이 회사에 갔다가 안 되면 다른 회사로, 이 나라 갔다가 신통치않으면 다른 나라로 이동하면 되니까 장기투자에 대한 안목이 없을 수밖에요. 그래서 여러 나라들이 경제성장률을 높인다며 신자유주의 개혁을 추진하는데 실제로는 개혁 이후에 성장률을 높인 나라가 거의 없습니다. 우리 나라도 결국 점점 더 투자를 꺼리고 성장도 없는 체제로 들어가고 있는 겁니다.”




▲정승일

“정말 이상한 분들이 한국의 진보 성향 경제학자들입니다. 이 분들도 지금까지 신자유주의 개혁을 추진한 나라들에서 거의 저성장, 저투자, 빈부격차 심화 등의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은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국에서는 신자유주의 개혁이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IMF 사태 이전 30~40년 동안 한국경제가 재벌들의 과잉투자로 인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고 보니까요. 이런 식으로 가다보면 가장 중요한 목표가 재벌의 과잉투자를 저지하는 것이 되고, 투자를 저하시켜주는 신자유주의는 무척 올바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비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저투자 현상을 환영하고 반기는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예전의 과잉투자가 정상화되었다는 식이예요.”(편집자 주 : 과잉투자는 저투자에 반대되는 현상인데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지나친 투자’라고 할 수 있다. 예컨대 TV를 생산하는 ㄱ사와 ㄴ사가 이미 시장에 존재, TV 공급과 소비가 무리없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ㄷ사가 새로 TV 시장에 뛰어드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ㄷ사의 새로운 생산물이 시장에 추가 공급되어 과열경쟁이 벌어지면서 TV 가격이 대폭 하락하고, 이 때문에 ㄷ사는 물론 예전엔 순조롭게 운영되던 ㄱ, ㄴ사까지 어려움에 처하는 등 시장이 교란되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경우가 벌어진다면 ‘ㄷ사는 TV 부문에 과잉투자했다’고 결과적으로 말할 수 있다. 국내에서 대표적인 과잉투자의 사례는 지난 1990년대 현대, 기아, 대우 등이 치열하게 경합하던 자동차시장에 삼성이 뛰어든 것이다.)




‘항상적 과잉투자’는 성립될 수 없는 개념


▲사회 “우선 ‘현재의 저투자는 구조적 현상’이라는 선생님들의 주장에 대해 근거를 보충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과거 ‘재벌의 과잉투자’에 대한 정박사님의 이야기도 현재의 저투자나 재벌개혁과 관련해서 이야기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승일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의 김상조 소장 같은 분들은 저투자를 경기순환적 문제라고 보시는 것 같습니다. 경제개혁만 잘 하면 투자가 다시 활성화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런데 보십시오. 지난 1990~1997년의 평균 투자율이 37%였습니다. 그런데 2000년 이후 투자율은 25~26% 수준입니다. 경제개혁 이후 투자율이 줄곧 이 수준에서 헤매고 있습니다. 이게 무슨 경기순환입니까.”



▲장하준

“6년씩이나 바닥에서 헤매는 경기순환이 어디 있습니까.”




▲정승일

“이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입니다. 투자부진의 문제가 구조라는 점이 확인되어야 합니다.”




▲장하준

“그런데 정박사님처럼 이야기를 하면 ‘예전 한국경제가 항상적인 과잉투자였기 때문에 투자가 내려간 것은 오히려 좋은 거다, 혹은 (현재의 저투자는) 정상화된 거다’라는 반박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예전(1997년 이전)의 한국경제에서 정말 ‘항상적 과잉투자’가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합니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대로 ‘항상적 과잉투자’가 있었다면, 당시의 우리 경제가 어떻게 매년 높은 수준의 성장을 할 수 있었을까요. 자본주의 경제에서 과잉투자가 이뤄진다는 것은 이 때문에 생산물 공급이 너무 많아져서 판매가 안 되고, 그래서 경제가 급속히 침체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정말 ‘항상적 과잉투자’가 있었다면, 한국경제는 지난 40년간 ‘항상적 공황상태’를 겪어야 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항상적 과잉투자’란 개념은 성립될 수 없습니다. 특히 한국처럼 꾸준히 성장해온 나라에서는.”



▲정승일

“결국 재벌개혁론자들의 이야기는 우리나라가 항상적인 과잉투자를 해왔고 그 때문에 항상적인 부실상태에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부실이 안 터지고 부자연스럽게 버텨오다가 1997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터졌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1997년 이전엔 왜 안 터졌을까요.

그분들은 정부가 부실을 막으려고 보조금을 엄청나게 쏟아 부었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이 같은 논리가 성립되려면 한국이 1997년 이전에 엄청난 재정적자를 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사실은 한국만큼 외환위기 이전에 재정적으로 안정되어 있었던 나라가 없었습니다. 그 덕분에 IMF 사태 이후 엄청난 공적자금을 투입할 수 있었던 것이죠.

GDP 대비 국채비율이 미국과 독일 보다 낮았어요. 그리고 과잉투자란 것은 참 애매한 개념입니다. 투자 당시엔 그것이 무리한 과잉투자인지, 합리적 투자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컨대 1970년대 초반 중공업화 정책으로 조선소를 건설하기 시작할 때 언론에서는 ‘언청난 과잉투자’ ‘한국은 저런 거 하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장하준

“포항제철 짓는다고 돈 빌리러 다닐 때는 모두 ‘미쳤다’고 했지요.”




▲정승일

“‘너희들 같이 조그만 회사가 왜 그런 무리한(과잉) 투자를 하느냐’ 반도체산업만 해도 처음엔 그런 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 투자란 원래 무모한 겁니다. 사실은.”



▲장하준

“슘페터적 관점에서 보면 남들이 봐도 좋은 투자라고 생각되는 곳에 투자하는 것은 ‘기업가 정신’이 아닙니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 남들이 위험하다는 것에 투자해서 성공하는 사람이 기업가죠. 어떻게 해도 실패할 수 없는 투자만 골라서 한다면, 안전하긴 할 겁니다.

그러나 이런 경우엔 당연히 저투자로 흐를 수밖에 없고 경제성장도, 일자리 만들기도 불가능해지는 거죠. 그냥 저투자하고 2~3% 성장하면서, 실업자 발생해도 운명으로 받아들이겠다면 그렇게 해도 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더 잘할 수 있고 더 잘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리고 투자라는 것은 야구선수들 타율 보듯이 보아야 합니다.

이승엽이 매일 홈런 칩니까. 이승엽이 삼진 당한 것만 모아 TV에 보여주면 모두 ‘저 XX 엄청 못 치네’ 할 것 아닙니까. 기업들도 모든 투자에 성공하지는 못 하죠. 예컨대 삼성의 경우 자동차에 투자한 것은 굉장히 잘못 된 거죠. 그래도 양복지 만들던 삼성이 노키아를 위협하는 세계 최대의 이동통신 회사가 된 것은 실패한 투자 보다 성공한 투자가 많았고, 다른 국내외 기업들이 2할 칠 때 4할을 쳐왔기 때문입니다. 전경련처럼 ‘홈런 치는 것’만 보여줘도 문제지만, 기업들이 실패한 것만 부각시키며 ‘항상적 과잉투자’로 주장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저투자의 구조적 원인은 주주자본주의



▲사회

“과잉투자론에 대해 많은 비판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비판은 아무래도 현재의 저투자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물론 아까 잠시 언급은 됐습니다만, 저투자의 원인을 좀 더 구체적으로 논의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정승일 “저투자 현상의 구조적 문제점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자본시장, 즉 주식시장의 압력이라고 봅니다.”



▲장하준

“주주들에 대한 배당률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지요. 현재 대다수 기업들은 부채비율 상승이 두려워 가뜩이나 대출을 꺼리는 상황인데, 배당률까지 올라가니 투자할 돈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그리고 주식시장이 요구하는 높은 수익률을 맞춰줘야 하니 섣불리 지출(투자)을 할 수가 없습니다. 수익률 떨어지면 당장 경영권에 대한 압박이 들어오거든요. 그래서 어느 나라나 이 같은 주주자본주의를 도입하면 배당률 올라가고 투자율은 떨어집니다. 통계에 따르면 미국도 1980년대 이후 주주자본주의가 강화되면서 배당률이 계속 올라가고 투자율은 떨어지거든요.”





▲정승일

“은행에서 돈을 빌려서 배당금을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내부 유보금이 없어서 투자를 못하는 기업이 말이죠.”


▲사회

“주주의 권익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 즉 주주자본주의로 한국경제가 바뀌어가고 있고 그것이 저투자의 원인이란 말씀인 것 같습니다. 그 주주자본주의란 것에 따르면 재벌은 당연히 해체되어야 하겠지요. 재벌 가문들은 실제로 가진 주식은 얼마 안 되면서 피라미드 구조를 통해 그룹 전체를 부당하게 지배하고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주주자본주의는 ‘경제민주화’의 정신엔 꽤 상응한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정승일

“그래서 (개혁세력은) 출자총액제로 재벌의 피라미드 구조를 제한하고 약화시키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 분들은 또 재벌 계열사들이 피라미드 구조에서 벗어나 독립될 때 오히려 합리적 투자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막연히 가정하는 듯 합니다. 그러나 이 분들의 주장은 재벌이라는 ‘절대 악’을 압박하기만 하면 좋은 일(투자)이 일어나리라는 막연한 주장 이상의 것이 아닙니다.

투자를 다시 늘리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지요. 그러나 과연 삼성전자가 그룹에서 빠져나와 독립기업이 된다고 할 때 투자가 늘어날까요. 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소버린 같은 투기자본이 대주주가 되는 경우 지금 보다 훨씬 더 주식시장의 압력에 노출될 것인데 이 경우 삼성전자는 수익금을 재투자하기 보다 배당률을 높이거나 주가를 올리기 위해 지금보다 더 많은 자사주를 사들여 소각하는 데 몰두하게 될 것입니다. 또 현재의 장기적 경영도 포기해야 겠지요.”



▲장하준

“장기 계획을 세울 수 없다는 것이 영미식 주주자본주의의 가장 큰 단점입니다.”



▲정승일

“재벌개혁이 경제민주화인 것처럼 논의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엔 재벌개혁은 경제민주화와 무관합니다. 재벌이라는 시스템이 박정희의 개발독재와 연관되어 꺼림직하긴 합니다. 그러나 재벌은 사실 남들이 보기에 ‘과잉’이라고 할 정도로 과감한 투자를 통해 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한 시스템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경제성장이란 것이 과연 경제민주화와 어긋나는 것일까요.”




▲장하준

“서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일은 순조로운 경제성장과 이로 인해 일자리가 많이 생기는 것 아닙니까. 그리고 저성장 체제로 들어간다고 할 때 가장 피해보는 집단은 노동자들이죠. 부자들은 이 체제든, 저 체제든 사는데 별 문제가 없습니다. (개혁세력들은) 재벌체제를 깨면 일반 노동자들에게 적잖은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보는 듯 합니다.

글쎄요. 사실 그 과정에서 이익을 챙기는 것은 금융자본과 외국인 투자자들입니다. 솔직히 1997년 이후 재벌개혁을 해왔습니다만 노동자들이 덕 본 것이 뭐가 있습니까. 일자리 불안해지고, 비정규직 많아지고…. 결국 과거 체제의 문제점에 대한 진단이 잘못 되었기 때문에 처방이 잘못 나오고 있는 겁니다. 대외의존은 심화되고 불평등은 늘어났습니다.”






자본종속은 경제 자체가 넘어갔다는 의미



▲사회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개혁세력들이 그릇된 현상 판단으로 인해 주주자본주의를 수용했고 이는 불평등과 대외의존의 심화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으로 정리됩니다. ‘대외의존의 심화’는 좌담을 시작할 때 나온 용어인 ‘종속’을 가리키는 것이겠지요. 사람들이 ‘낡은 이론’이라고 비웃을 것 같기도 한데, 그래도 한번 ‘종속’을 화두로 계속 논의해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장하준

“미국도 근대화 초기엔 영국에 대한 자본종속을 엄청나게 경계했습니다. 그래서 20세기초까지 외국인은 미국 은행의 이사가 될 수 없었지요. 그리고 미국에 영주하지 않는 이상 은행의 주주라 할지라도 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었습니다.”




▲사회

“예. 우선 그 ‘자본종속’이란 것의 정의를 내려 주시기 바랍니다. 과연 한국의 상황에 부합할까요.”



▲장하준

“자본종속이란 자본의 소유가 외국으로 넘어가 있는 상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실 경제 자체가 넘어갔다는 이야기지요. 이게 바로 외국인 직접투자와 차관의 차이입니다. 차관은 이자만 주면 외국인들이 기업운영에 간섭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직접투자를 하면 국내 회사를 소유하면서 운영에서 존폐에 이르기까지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거죠.”





▲정승일

“1997년 이전엔 대부분의 외자들이 소유권을 지향하는 주식 형태가 아니라 은행대출(차관) 형태로 들어 왔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엔 대부분 주식 형태로 들어오고 있지요. 그리고 주식은 소유권입니다.”



▲장하준

“그렇죠. 1997년 이전엔 외국인이 직접투자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 비율이 제한되어 있어서 외국인에 의한 인수?합병이 불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 풀려버렸어요.”



▲정승일

“정확하게 말하면 (외국인들이) 기업지배권을 장악했다는 겁니다.”

▲사회

“예컨대 한국경제에서 주요한 부문의 키를 모두 외국인들이 잡게 되었다는 것입니까. 국민경제를 들었다 놓았다 할 수 있는 대기업들과 은행들의 소유권이 외국인들에게 넘어간 것은 꽤 오래 전의 일입니다. 그러고 보면 주주자본주의와 종속이라는 현상들은 꽤 유기적으로 얽혀 있는 것이군요. 주주자본주의를 수용하지 않았다면 외국인들이 주요 기업?은행들의 소유권을 장악하기는 어려웠을 터이니까요.”



▲장하준

“내수는 근본적으로 신자유주의 개혁 때문에 저투자, 저성장으로 가면서 발전동력이 사라졌구요. 또 연결고리가 끊어지면서 수출에 따른 동반상승도 못하고 있습니다. 예전보다 한 차원 깊은 의존상태가 된 것이죠.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40% 이상 소유하고 있고, 은행들도 이제 거의 외국인에게 넘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과거 종속이론의 오류



▲정승일

“이쯤에서 옛날 종속이론 이야기 좀 해볼께요. 그 때 논쟁을 회고해보면 종속이론이 1984년도에 굉장히 확산되었어요. 당시 우리나라 외채가 400억 달러를 돌파해 세계 4위였습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한국…. 그런데 상위 3개국에 모두 금융위기가 터졌지요. 운동권에서는 (혁명적 정세를 기대하면서) 다음은 한국이라고 생각했던 겁니다. 그런데 1989년도쯤엔 외채가 엄청나게 줄어 들었어요. 3저호황으로 흑자를 내서 갚아버린거지. 그때 몹시 헷갈렸어요.”



▲장하준

"그때 운동권의 오류가 우리나라 자본시장이 개방되지 않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겁니다. 자본종속이 안 되었기 때문에 채무를 갚는 것이 가능했던 겁니다."




▲정승일


"예를 들어 (자본이 종속된)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엔 수출하는 제조업이 거의 없었습니다. 남미 기업의 경우 외자에 지배권을 빼앗긴 상태였는데, 외자의 입장에서는 국내시장만 겨냥하니까 아예 수출산업을 육성할 필요가 없었어요.

더욱이 수출하면 외국에 있는 자기네들 지사의 경쟁자가 될 것 아닙니까. 이와 달리 한국은 3저호황 시기에 반도체, 자동차, 조선 부문 등의 수출로 엄청난 이익을 냈던 겁니다. 잠시 예전 박현채 선생의 민족경제론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민족경제론 입장에서는 한국이 외자에 의존해 중화학공업화를 추진했기 때문에 조만간 붕괴할 거라고 봤습니다. 잘못 본 것이었지요. 왜냐하면 당시 한국은 외자를 들여 오긴 했지만 지배권은 뺏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장하준

"우리와 남미의 가장 큰 차이가 남한은 자본종속이 안 되어 있었다는 겁니다. 자본시장도 개방되지 않았구요. 가장 좋은 지표가 외국인의 100% 소유를 인정하느냐 여부인데, 1980년대 후반에 나온 통계를 보면 당시 수출자유지역에서는 외국인의 100% 소유를 인정했으니까, 다국적기업 지사 중 6% 정도가 외국인 100% 소유기업이었습니다.

그런데 브라질은 50%, 멕시코는 60% 수준이었지요. 남한과 남미는 완전히 다른 경제였던 겁니다. 그런데 예전의 종속이론가들은 우리나라가 종속되어 있다고 믿으면서 곧 붕괴할 거라고 믿었는데, 안 망했죠. 그런데 이젠 역설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자본이 종속되어 버렸거든요."




개혁세력의 자가당착



▲사회

“상당히 씁쓸한 이야기들을 하시는군요. 현재 개혁세력 중 상당수는 1970년대와 1980년대에 청년 시절을 보냈고 당시의 한국경제가 종속되어 있다고 믿어 마지 않던 세대입니다. 그래서 당시 한국경제의 구조에 맞서 이론적, 실천적으로 투쟁하는 과정에서 나름대로 대안을 만들어냈고 그것이 1997년 이후 실현되어 왔다고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선생님들 말씀은 오히려 당시가 덜 종속적인 경제였고, 개혁세력들이 추진한 개혁으로 종속구조가 더욱 심화되었다는 것이군요.”



▲정승일


"당시 한국경제가 종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근거는 ‘외국 차관을 도입해왔다’ ‘기술은 모두 외국 것이다’였지요. 그런데 차관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들여오긴 했지만 외국인의 경영권 장악은 차단했으니까 자본종속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기술종속에 대해서는…“



▲장하준

“이른바 기술종속은 경제개발 초기엔 불가피한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1980년대 중반에 어떤 교수님께 이런 강의를 들은 적이 있어요. 그분이 개탄하시면서 말씀하시길, ‘우리나라는 원자력 발전소 지어놓고 스스로 운영하지도 못한다. 자주 미국에 전화 걸어서 물어보고 해야 겨우 운영할 수 있는 것이 우리 나라다. 이런 나라가 어디 있냐.’ 그때는 ‘아! 그렇구나’ 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다시 생각해보니 말이 안 되는 이야기였습니다. 우리나라가 언제부터 원자력 연구를 했다고 원자력 발전소를 몇 년만에 스스로 운영할 수 있었겠어요.”




▲정승일

“어차피 기술만큼은 후발국이 선진국에게 배울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런데 현재는 오히려 기술이 엄청나게 발전했습니다, 수준이 세계 수위예요. 연구개발투자비율(GDP 대비 연구개발 비용)에서 보면 세계 6위로 영국과 이탈리아를 앞섰습니다.”



▲장하준

“미국 특허청에서 외국인에게 부여하는 특허 있잖아요. 그 특허의 개수를 GDP 대비로 따져도 한국은 세계 5~6위 수준입니다. 기술 부문에서는 선진국을 이만큼 따라잡았단 말이예요.”




▲사회

“그렇다면 개혁세력의 경제관에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세수 대야의 물을 버리다가 아이까지 버린다’는 속담도 있지만 과거 시스템을 비판하다보니 긍정적인 부분까지 부정적인 것으로 보고, 더 반민중적인 시스템을 진보적인 것으로 착각한다든가 하는…. 그런데 개혁세력들은 박정희?전두환 등의 민중탄압에 저항하면서 성장해온 만큼 민중지향적인 면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정책을 입안하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많은 아이러니가 발생하겠지요.”




▲장하준

“얼마전 성경륭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창작과 비평』에서 좌담한 것을 봤습니다. 이 분은 우리나라가 아직도 외국에서 기술 들여다가 하청작업을 하는 조립형 경제라고 주장하더군요. 어떻게 현재의 한국을 1960년대와 똑같이 조립가공형 경제라고 볼 수 있습니까.

제가 보기에 이분들은 개발독재 시대에 벌어진 일들을 모두 부정하고 싶은 거지요.
또 오늘 신문을 보니까 어떤 교수님께서 아주 좋은 지적을 했더군요.

지금 정부가 기업 인수 합병 시장을 자유화하면서 노동시장은 보호하겠다고 하는데 이건 앞뒤가 안 맞는 소리라는 겁니다. 사실 미국, 영국 외의 다른 나라에서 기업 인수 합병이 자유롭지 않은 이유는 영국, 미국만큼 해고가 자유롭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신자유주의적 발상에서 인수 합병 시장을 자유화한다면서 또 노동자는 보호한다고 하니 모순이라는 거죠.”






‘60년대 종속이론’과 ‘재벌의 앞잡이’ 사이에서


▲정승일

"해고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을 노동시장 유연화라고 한다면, 적대적 인수?합병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을 자본시장 유연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본시장에 재벌처럼 기업집단이란 것이 존재하면 자본이 마음대로 이동할 수가 없거든요. 이걸 깨버리고 모든 것을 자본시장에 맡기자는 것이 자본시장의 논리입니다. 그런데 적대적 인수?합병이 발생하면 경영자가 해고되고, 이 경우 그 경영자와 노조가 맺은 단체협상도 무효화되기 쉽습니다.

자본시장 유연화와 노동시장 유연화가 긴밀하게 결합되어 있다는 이야깁니다. 미국의 경우 적대적 인수?합병이 활성화되면서 노조가 무력화되어 버린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김기원 방송대 교수 같은 분은 미국에서 노조세력이 약화된 것과 소액주주운동은 무관하다는 식으로 말씀하시는데 그렇지 않아요. 미국에서 소액주주운동을 주도하는 캘퍼스의 경우 가장 노리는 것 중 하나가 적대적 인수?합병에 대한 방어장치를 제거하는 것입니다.?


▲이종태

"김기원 선생은 미국 기업체의 지배구조엔 별다른 문제가 없는데, 미국 노동자의 고용상황이 불안하고 점점 악화되는 것은 노조의 조직률이 약하고 사회보장이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하시더군요. 그런데 정박사님 말씀은 미국의 기업지배구조 하에서는 노조조직률와 사회보장이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되겠군요.“




▲정승일

"외자 자체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어떤 제도와 조건을 가지고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겠죠.
그런데 종속에 대해서 조금 더 이야기하면 우리나라는 근대화 자체가 종속으로 시작되었어요.

저는 김기원 교수나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분들이 일종의 ‘제2 근대화 운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자본주의를 합리화, 투명화시키고 동시에 선진국형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한국 같은 후발국, 약소국의 경우 근대화 혹은 현대화라는 것이 ‘제2의 식민지’화와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상기해야 합니다. 그걸 경계하지 않고 근대화 그 자체만 지상 목표로 간주하며 자주성을 잃어 버리면 상당히 위험하다는 겁니다. 실제로 그 분들이 외국자본을 비판한 글은 한번도 읽지 못했습니다.“



▲장하준

"외국자본에 대한 환상이 많습니다. 모두 합리적 자본이라고 보시는 것 같아요.“



▲정승일

"그러나 설사 외국자본이 더 합리적이고 기술과 문화가 뛰어 나다고 해도 외국자본을 천사처럼 볼 필요는 없는 겁니다."




▲장하준

"좋은 지적입니다. 자본에도 국적이 있다는 말씀인데…. 제가 그런 이야길 하면, 공정거래위의 강철규 위원장 같은 분은 60년대식 종속이론?이라고 하고 반대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