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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19일 오후 청와대에서 남북정상회담 관련 외신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는 20개 주요 외신사 기자 22명이 참석했다. 간담회의 주요 내용을 정리했다. |
[동영상 보기] 남북정상회담 관련 외신기자 간담회
- CNN : 정전체제에서 평화체제로 이행과 관련해 남침 등에 대한 북한의 사죄가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이러한 감정이 평화체제로 가는 데 방해가 될 것이라고 보십니까? 또 이러한 상황에서 종전선언이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예, 아주 어려운 질문입니다. 우리가 6·25를 ‘한국전쟁’이라고 얘기합니다. 그러면 전쟁을 종식할 때 사과와 배상 등이 패전국에게 부과되는 것이지요. 우리 입장에서는 도발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또 사과를 해야 한다는 것이 타당한 생각이지만, 그러나 이것을 상대방에게 강요할 수 있을까요? 말하자면 화해의 협력의 전제로 사과를 요구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일까요? 어쨌든 불일치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쪽의 요구사항이 그렇다고 할지라도 현실성은 없다’ 그렇게 결론을 드릴 수 있고, 법적으로 얘기하면 ‘패전한 당사자는 아니지 않냐’ 그렇게 얘기할 수도 있습니다.
남침 사과 않으면 평화체제로 가지 말라는 말인가
논리가 어디에 있든 간에 우리가 그것을 이유로 남북관계를 언제나 이 자리에 머물게 할 수 있느냐, 계속해서 정전체제를 가져가는 것이 적절한 것이냐, 그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나는 사과를 받기 어렵다고 해서, 또 받지 못했다고 해서 정전체제를 그대로 가져가자고 하는 것은 현실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전쟁’이라고 말했습니다. 혹시 ‘내전’이라고 번역하지는 마십시오. 한국에서는 그것이 또 큰 제목이 되니까요. 그냥 ‘전쟁’이라고 말했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사죄를 받아야 한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사죄를 받지 못하면 평화체제로 가지 않아야 된다는 말이냐’ 그렇게 묻고 싶고, ‘당신은 사죄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느냐’ 이렇게 묻고 싶습니다.”
- AFP통신 : 남북정상회담에서 언급된 종전선언을 3자 또는 4자회담이라고 했는데 어떤 국가들이 여기에 참여하게 되는지 자세히 설명해 주십시오.
종전선언 참여국은 남·북·미·중 4자로 굳어진 것
“한국이 당사자인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3자 또는 4자라는 그 문장 표현은 북쪽에서 제안한 것인데, 나는 그렇게 이해했습니다. 그 당시까지 부시 대통령과 나 사이에는 이미 합의가 돼있었고, 이미 적극적인 의사 표시가 있었던 상태입니다. 그런데 중국은 그 당시까지 나와 대화가 있었습니다만, 중국 당국이 명시적으로 종전선언 얘기를 한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명시적으로 합의한 사람, 연쇄적이지만 명시적으로 합의한 사람이 그 당시에는 나와 부시 대통령, 김정일 위원장 이 세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표현한 것 아닌가, 저는 그렇게 짐작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미 중국이 명확하게 참여 의사를 표시했기 때문에 그것은 4자회담, 4자선언으로 굳어진 것으로 생각합니다.”
- 교도통신 : 노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일 위원장에게 일본 후쿠다 총리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북·일관계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한 데 대해 경의를 표합니다. 당시 회담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북·일 관계, 특히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해 어떤 얘기를 했는지 구체적으로 소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내가 전한 후쿠다 수상의 생각은 ‘관계 개선할 의지가 있다. 그리고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납치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그 문제 해결을 위해서 일본은 대화할 의사가 있다’ 여기까지입니다. 납치 문제에 대한 기본인식이나 해결책에 관한 얘기는 거기에 들어있지 않았습니다.
김정일 위원장, 일본과 관계개선 원칙적인 의지 표명
마찬가지로 내가 김정일 위원장으로부터 들은 얘기를 종합하면 ‘북·일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 그리고 ‘후쿠다 수상의 대화 의지를 평가하고 기대한다’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 납치 문제에 대해 어떤 용어를 사용하고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를 했는지에 대해서 나도 잘 기억하고 있지 않습니다. 기본 전제는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 그리고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수준이며 납치 문제에 관한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보면 좋습니다.
내가 느낀 인상은, 쌍방이 관계 개선과 대화의 의지는 다 같이 있지만 납치 문제의 내용에 대한 기본 입장에 서로 별다른 변화가 있지는 않았습니다. 또 당시 회담은 그 문제가 대화의 주제가 될 수 없는 자리였습니다. 예를 들면, 일본 주장이 맞느냐 틀리느냐, 북쪽 주장이 맞느냐 틀리느냐 그런 것을 화제로 할 수 없는 자리였기 때문에 대화 내용상 내가 화제로 삼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죠. 말하자면 앞으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 구조를 위해 우리 모두 이런 문제를 한번 풀어야 한다는 것을 내가 말하는 자리였습니다.”
- 신화통신 : 남북정상회담에서 2008년 북경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남북 간 철도 운행에 관한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올림픽을 계기로 향후 경의선 여객과 화물 수송이 늘어날 것으로 보는데, 남북한은 중국 정부와 어떤 시기 또는 어떤 방법으로 협의를 할 계획이십니까?
“우선 올림픽 때 열차가 가는 것은 상징적이고 일회적인 행사일 것입니다. 그것은 어려운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이제 중국과 한국 사이에 철도를 개통해서 화물이 오고 가고 사람이 오고 갈 수 있는 단계에 가려면 중국과 협의를 사전에 해야 되겠죠. 그 문제는 남북 간에 철도 문제에 관한 협상이 진행되면서 동시에 중국과도 실무적인 협상들을 해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시기가 언제라고 못 박을 수는 없지만 그 사안은 남북 간에 합의만 되면 중국과 사이에서는 아무런 장애사유도 없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로이터 통신 : 중국은 기업들이 사업 파트너를 찾아서 이윤에 기반을 두고 회사를 세우도록 하는 하부 중심 접근을 하고 있는데, 개성공단은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모델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남북 간의 경제협력도 기업들이 앞장서는 시스템으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가 하는 질문을 드립니다. 또 대통령께서는 개성공단 연설에서 북한의 노동자들도 언젠가는 CEO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하지만 임금이 북한 당국에게 나가는 체제나 노동자들의 관리체제를 볼 때는 이들이 자본을 축적하거나 기업 정신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매우 적은 것으로 보입니다.
남북경협, 법적·정치적으로 중국과 차이 있을 수밖에 없어
“지금 한국과 중국 사이에 그런 접근 방법의 차이가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입니다. 정치적으로 법적으로 남북관계는 적대관계에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양국 국민 사이에 자유왕래도 금지돼 있습니다. 예외적으로 허가가 있어야 하는 것이죠. 그 점은 굉장히 중요한 차이입니다.
경제 거래에 있어서도 중국과 북쪽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고, 그동안 유사한 제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제도적 경험도 유사합니다. 그래서 통행이나 통신이 좀 자유롭고, 기업할 수 있는 법적 제도가 특별한 지역이 있어야 남북 간 경제협력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 기업의 대북 투자는 건수로는 약 80% 정도, 금액으로는 대개 88%가 개성공단 투자입니다. 지금 개성공단 사업이 아직 시범단계에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일반 투자와 특구 투자가 그만큼 차이가 있는 것이죠. 말하자면 남쪽은 특구에만 투자를 했다는 결과입니다.
북쪽의 노동자가 경영자가 될 가능성은 반드시 자본만의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북쪽의 법제도가 그것을 허용하느냐가 가장 중요하고, 그다음에는 사고방식이 중요할 것입니다. 그 다음이 기술이죠. 자본만 큰 것이 아니고 기술, 사고방식, 북한의 제도 이런 것이 오히려 본질적인 문제입니다. 이런 문제만 해결되면 자본 문제는 합작을 통해서 얼마든지 조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더 타임즈 : 지난해 미국 부시 행정부는 북한과 직접 협상에 나섰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북한의 비핵화 문제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4년 전까지만 해도 부시 행정부는 직접 협상을 거부했고, 그로 인해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는 결과를 나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노 대통령의 임기는 상당 부분 부시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완고하게 양자 접촉을 거부하는 시기와 같이 놓여 있습니다. 대통령 자신의 철학이나 이데올로기와 다른 부시 행정부와 함께 재임 기간을 공유하신 점이 어떻게 보면 불운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점에 대해 대통령의 소감을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북미관계 진전 부시 행정부 임기 내 마무리되면 큰 성과
“어떻든 현실은 받아들여야 하는 것입니다. 지금 6자회담, 북·미 관계가 잘 풀려가고 있습니다. 나는 그것이 빠른 속도로 해결되기를 바라고, 또 그렇게만 된다면 그리 늦은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북핵 문제가 본격화된 것이 92년이죠. 그리고 그 뒤 94년에 제네바에서 합의를 했고, 경수로 착공이 98년이었습니다. 그리고 경수로 중단이 2004년이었습니다. 이런 긴 역사의 흐름을 보면 그나마 지금이라도 해결의 길로 들어서고 있는 것이 다행이고, 부시 대통령의 임기 안에 마무리만 되면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 문제와 다시 생각해 볼 것은, 클린턴 정부 시절에도 굉장히 진행이 느렸습니다. 말하자면 대통령이 혼자 마음대로 다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의회와의 협력과 같은 많은 문제들이 있고, 국내 여론도 항상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클린턴 정부 시절에도 상당히 많은 우여곡절이 있고 시간이 많이 걸렸다는 점을 우리가 이해해야 합니다.
9·19공동선언 이후 6자회담 지체가 가장 아쉬워
두 번째 얘기는, 내가 가장 아쉽게 생각하는 것이 9·19선언 이후에 지체된 시간, 악화된 상황, 그것은 정말 뼈아프게 생각합니다. 그것은 고의든 아니든 간에 커다란 오류라고 생각합니다. 오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질문과 관계없이 한마디 한다면, 대통령제라는 것이 참 이상합니다. 국회에서 법을 만들어 놓고 대통령에게 강제한 것도 대통령 책임이고, 또 대통령이 하자는 것을 국회에서 반대해 못하게 된 것도 대통령 책임이고, 그렇게 되는 것이 대통령제더라는 말이죠. 자기들끼리 선거에서 경쟁하면서 대통령을 때리는 것을 전략으로 생각하는데, 대통령은 선거의 바깥에 있으니까 반론할 기회도 없고, 아주 우스운 싸움이 되더라고요.
어떻든 내각제에서는 자기가 그만 두기 전에는 선거에서 결판을 내잖습니까. 끝날 땐 끝나고, 아주 책임이 분명하지 않습니까? 레임덕이니 하는 게 없지요. 왜냐하면 선거에서 이길지도 모르니까요. 그런 점에선 내각제가 책임정치라는 면에서 선명하고 이론의 맺고 끊음도 아주 분명한 것 같습니다.”
- AP통신 : 남은 임기 동안 차기 정부나 김정일 정권이 정상회담의 합의 내용을 지지하고 시행하도록 하기 위해 무엇을 하실 계획이십니까?
“이번 정상회담을 한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내용이 조금 불분명한 것은 총리회담이든지 후속 회담을 통해 정확하게 정리하는 것이 남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정부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은 있을지 모르지만, 다음 정부가 하기 어려운 일이나 부담되는 일은 없습니다. 내가 그걸 여러 차례 약속했는데, 다음 정부에 부담될 일은 없습니다. 단지 하기 싫은 사람에겐 부담이 될 것입니다. 하는 것이 부담이겠지요.
합의이행 위해 국민적 동의, 남북신뢰 높이는 것이 중요
조금 전에 이행과정을 분명하게 하는 것 외에 할 일이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만, 그러나 국가 전체 또는 역사적 관점에서 이행이 담보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합의 이행에 대해서 국민적 동의의 수준을 최대한 높여 놓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것이 다음 정부가 누구이든 간에 그 이후 이행을 해 가는데 가장 큰 결정적인 동력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남북 관계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높여 나가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북쪽에게는 현실적 필요가 합의 이행의 가장 큰 동기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로써는 말하자면 성실한 이행을 통해서 또는 성실한 자세를 통해서 신뢰를 계속 높여나가는 것, 그것이 북쪽의 이행을 촉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표현을 다시 한 번 정리하자면, 북측의 이행을 촉진하는 동력은 현실적 요구, 현실적 필요입니다. 중단되거나 후퇴하는 것을 막기 위해선 신뢰를 구축해야 합니다.”
- 알자지라통신 : 남북정상회담이 북핵문제를 풀기 위한 국제적 노력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십니까?
“상식에 속하는 것을 설명하라고 하면 참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지요. 어쨌든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서 북핵 문제를 풀려고 하는 것입니다. 물론 남북 간의 관계 개선을 북한도 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남북 간의 관계 개선이 좀 더 가시화될수록 북핵 문제를 풀어야 할 필요성을 더 높게 느끼지 않게겠습니까? 그런 것이 상호 도움이 된다는 얘기의 근거입니다. 아주 당연한 사리입니다.”
- 요미우리신문 : 2000년 6·15공동선언과 비교하면 이번 정상선언은 통일 문제에 관한 부분들이 좀 줄었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 것 같습니다. 통일 문제에 관해 김정일 위원장과 어떤 말씀이 오갔는지 소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새로운 합의보다 기존에 합의된 통일방안 단계 밟아나갈 때
“우리의 통일 방안은 남북연합, 연방제 이런 순서로 합의가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연합의 문 앞에도 못 가고 있지 않습니까? 지금 달리 이 방안을 바꾸어야 할 만한 아무런 사정이 없습니다. 이것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여전히 유효하고, 바꾸어야 될 이유도 없습니다.
지금 남북연합의 문 앞에도 못 갔는데, 또 새로운 통일 방안을 합의한다는 것은 합의를 위한 합의가 아니라면 실질적으로 별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첫 번째 관문에 들어가기도 전에 자세한 지도를 더 그리자’ 이것보다는 일단 첫 번째 관문으로 부지런히 가는 것이 지금은 중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 DPA통신 :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성립되면 분명히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 입장에서는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미군의 주둔 필요가 없어진다고 볼 것 같습니다. 대통령께서는 북한과 평화협정 체결 후에도 한국에 미군을 주둔시킬 필요가 있다고 보십니까?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그리고 이것과 관련된 문제가 남북 정상회담에서 언급되었는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 점에 관해서는 지난 2000년 정상회담에서 언급되고, 대개 공감대가 있었던 것으로 그렇게 보도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회담에서는 핵 문제처럼 이미 해결과정에 들어선 문제라든지 통일방안처럼 이미 합의된 문제처럼 다시 끄집어 낼 필요가 없는 문제들은 간단하게 정리하는 것으로 그렇게 회담 시간을 아주 아꼈습니다. 그래서 그런 얘기는 이번에는 할 필요도 없었던 것이지요.
사전조율 없이 많은 합의 이끌어낸 유례없는 회담
그리고 사전에 어떤 조율 없이 7년 만에 정상이 만나서 이루어낸 합의 건수와 내용을 여러분이 보시면 역사상 유례없는 압축된 회담이었다고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합의된 결론들을 꺼내놓고, 의제로 설정하고 여러분이 누구하고 연습으로 한 번 대화를 해보십시오. 어느 시간 안에 그것을 다 다룰 수 있는지. 그거 아주 흥미로운 회담입니다.”
- 마이니찌신문 : 북한의 경제 발전을 위해 남북 경제협력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려면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특히 일본을 비롯해서 주변국의 역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직은 국제자본의 수요를 얘기할 만한 단계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남북 간 협력이 많이 진척되면 북쪽의 인프라 건설 필요성이 크게 대두될 것인데, 그때에는 국제적 자본이 꼭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북한이 국제자본에 접근하기 위해서 준비해야 할 단계가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남북 간의 교류 협력을 통해 그 단계를 보다 촉진하고, 도움을 줘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경협사업은 대부분 기업투자…‘비용 부담’ 지적은 부적절
비용문제가 나왔기 때문에 조금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번 합의결과를 이행하는데 많은 돈이 들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은 합의 내용을 꼼꼼히 들여다보지 않고 막연하게 얘기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업은 기업적 투자의 방식이 될 것입니다. 철도 또한 기업적 투자의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초기에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므로 정책 자금의 지원이 좀 결합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합의한 것 중에서 순수하게 정책자금, 말하자면 차관이라든지 또는 지원 방식으로 투자되어야 하는 곳은 결국 개성·평양 간 도로 개선입니다. 그리고 이 도로는 남북 간, 소위 무역교류 내지 투자자의 물자교류에 꼭 필요한 도로라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농업 협력과 보건·의료 협력에서는 아마 정책적 지원 자금이 많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이 점에 대해서는 원칙적 합의가 됐을 뿐이지 구체적 합의가 아직 없기 때문에, 그건 돈 얘기를 따질 단계가 아니죠.
전반적으로 우리가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냐, 아니면 북쪽이 그 자금을 받기 위한 그릇을 준비하는 것, 또 받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여건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냐를 놓고 볼 때 저는 주는 쪽의 분량, 속도 등은 거의 어려움이 없고 받는 준비가 훨씬 더 더딜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한 준비에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리고 받을 그릇이 작아서 많이 받지 못하는, 그런 상황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말하자면 인도적 지원 이외의 대북 지원은 다 투자의 방식으로 이루어져야만 성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죠.
북한은 우리에게 기회의 땅…통일비용은 없어
그리고 통일비용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저는 이 개념을 다시 정리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싶습니다. 북쪽은 아마 붕괴되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흡수통일은 없을 것입니다. 흡수통일이 되지 않는 한, 독일식의 통일비용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인도적 지원이나 장기적 차관은 매 시기 우리 재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만 발생하게 될 것입니다. 나머지는 다 기업적 투자의 방식으로 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는 유망한 투자 시장을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우리를 흔히 넛크래커(nut cracker)라고 얘기하는데, 우리가 그러한 처지를 뛰어넘거나 또는 구조조정의 시간을 좀 더 유예하는 데에 북쪽을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도 통일비용을 한국 경제의 위험요인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분들에게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얘기입니다. ‘북한은 우리에게 기회의 땅일 뿐이지 위험의 땅이 아니다. 통일비용 같은 것은 없다.’ 이걸 좀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통일비용이라는 개념은 독일 통일의 경험에 90년도 중반 북한 붕괴론이 결합해서 생겼습니다. 북한이 붕괴할 가능성은 이미 없어졌다는 것이 거의 일반화됐는데 통일비용 개념은 남아있으니까, 우리는 자꾸 손해 보는 거죠. 며칠 전 우리 정부의 중요한 회의에서 내가 이 부분에 관해서는 제대로 연구하고, 토론도 진행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북핵 시비’는 대결주의적 시각에서 비롯된 것
오늘 여러분 중에서는 왜 북핵 문제가 빠졌냐고 질문하시는 분이 없어서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북핵 문제가 빠져서 아쉽다, 잘못됐다라고 얘기하는 분들이 있어서 그 문제에 대해서도 제가 설명을 좀 하고 싶습니다. 말하자면 북핵 문제를 다루는 주된 바닥은 6자회담입니다. 그리고 이미 제 궤도에 들어서서 가고 있고, 김정일 위원장이 김계관 부상을 불러서 특별히 경과를 설명하는 마당이니 재삼, 재사 강조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정상선언에 인용된 9·19공동선언은 한반도 비핵화 합의, 한반도 평화체제·동북아 다자간 안보협력 체제, 이런 문제까지 다 들어있는, 완전성이 아주 높은 문서입니다. 이를 알면서도 자꾸 시비를 걸기 위해서 ‘북핵 문제가 부족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미래는 타협주의 평화·공존세력이 승리하는 역사
현재도 모든 공동체에는 강경과 온건, 대결주의와 타협주의가 서로 갈등하고 있습니다. 크고 작은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국내에서, 또 국외에서 항상 이 두 세력은 끊임없이 싸웁니다. 그렇게 해온 것이 그동안의 역사였습니다.
역사의 큰 흐름을 보면 대결주의가 항상 대세를 이루고 승리해온 역사가 많습니다. 그러나 또한 지난 수십 년 동안의 역사를 보면 대결주의가 점차 퇴조해 가고 있다, 대세를 잃어가고 있다는 점도 분명합니다. 미래의 역사는 타협주의, 평화·공존의 세력이 승리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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